지난 5년간 전 세계적 무기거래량이 줄었지만 한국·일본·호주·유럽은 무기수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2017~2021년 전 세계의 무기거래량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14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5년 전(2012~2016년)보다 전세계 교역량이 4.6% 감소했지만, 동아시아 무기수입은 20% 증가했다. 특히 한국(71%)·일본(152%)·호주(62%)의 수입량이 크게 늘었다. 10대 무기수입국 순위에 호주(4위)·한국(7위)·일본(10위) 등이 진입했다.
지몬 베제만 SIPRI 수석연구원은 중국과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국가들 간의 긴장 고조를 수입 증가의 배경으로 꼽았다. "미국은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의 최대 무기 공급자이다. 중국을 겨냥해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으로 무기를 이전하는 게 미국의 주된 외교정책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중국의 부상에 위협을 느끼고 미국이 제공하는 무기로 군비증강에 나섰다는 것이다.
유럽의 수입증가율은 19%다. 전체 거래량의 13%를 차지해, 동아시아 다음에 온다. 영국이 74%(13위)·노르웨이가 344%(17위)·네덜란드는 116%(20위) 증가했다. "유럽 국가들과 러시아의 관계 악화가 무기수입 증가의 중요한 원동력으로 작용했으며, 특히 자국 방위산업만으로 요구를 충족할 수 없는 나라들에서 두드러졌다." SIPRI의 분석이다.
영국·노르웨이·네덜란드는 미국 F-35 전투기 71대를 주문했으며, 2020~2021년엔 폴란드·핀란드 등 러시아의 위협을 느낀 나라들이 각각 32대·64대씩 주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방력 향상을 위해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사 이날 무기 구입에 1000억 유로(약 134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F-35 스텔스 전투기 35대의 구매도 확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도발을 보며 서둘러 군비 증강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한편 무기 공급처 1위인 미국의 수출은 2017년~2021년 14% 증가했다. 세계시장 점유율 또한 32%에서 39%로 상향됐다. 러시아·프랑스·독일이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