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라신 劇과 라모 曲의 만남

한불 합작 음악극 ‘페드르’ 포스터. 피아니스트 안종도(36)와 프랑스 배우 라파엘 부샤르(42세)가 함께 오르는 무대이다. 지난 7일 독일 함부르크 엘브필하모니에서 첫선을 선보인 이래, 국내에선 첫 공연이다. /연합

17세기 프랑스 대표 작가 장 밥티스트 라신(Jean-Baptiste Racine·1639~1699년)의 고전 비극 ‘페드르’(Phedre)가 한·불 합작 음악극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16일 공연 주관사 에피파니모먼츠는 피아니스트 안종도(36)와 프랑스 배우 라파엘 부샤르(42세)가 함께 하는 무대 ‘페드로’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오는 25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다. 지난 7일 독일 함부르크 엘브필하모니에서 첫선을 보여 많은 호평을 받았다. 2022년 음악극 ‘페드르’는 라신의 극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프랑스 작곡가 장 필립 라모(Jean-Philippe Rameau·1683~1764)의 음악을 더한 작품이다. 옛것과 새것을 아우르는 신선한 무대라 한층 기대를 모은다.

작품은 아테네의 왕비 페드르가 의붓아들 이폴리트를 연모하다가 파국을 맞는 이야기다. 개인의 감정과 사회적인 도덕이 충돌하는 혼란 속에서 결국 죽음을 택하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그렸다. 라신의 극과 라모의 곡은 천생연분이라 할 만큼 서로 닮은 구석이 많다.

라신이 인간 ‘페드르’에 주목하면서 애욕에 대한 열정과 기복이 심한 인간의 심리적 갈등을 묘사했다면, 라모는 화성의 변화를 쫓아 곡을 구성하고 그 화성의 색깔에 따라 라신의 풍부한 감정의 폭을 표현해냈다.

양자의 특징을 잘 살려 현대적인 언어로 각색, 모노드라마로 무대화한 게 이번 한·불 합작 ‘페드르’다. 프랑스 극작가 클레멍 카마르 메르시에가 집필 및 공동 연출을 맡았다. 메르시에는 라신이 살던 17세기적 시각으로 표현된 페드르를, 독립적·주체적 현대여성으로 부활시켰다.

부샤르가 모노드라마를 펼치는 동안, 안종도는 라모의 ‘하프시코드를 위한 모음곡’ 중 ‘프렐류드’ ‘암탉’ ‘이집트 여인‘ 등을 연주하며 그녀의 극적인 심리를 대변한다.

고대 그리스어 ‘파이드라’가 라신에 의해 프랑스어 ‘페드르’로 태어났다. 신화에 바탕한 BC 428년 에우리피데스의 원작 <히폴리토스>를 시작으로 현대에 이르기까지, 문학·음악·영화 등 수많은 각양각색의 ‘페드르’ 관련 작품이 있었다.

"고전은 이 시대의 우리와 소통할 수 있도록 새로운 해석·형식으로 거듭나야 하고 예술적 교감을 나누려는 적극적인 시도와 노력이 필요하다." 피아니스트 안종도의 말이다. 

2012년 롱티보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안종도(36). /안종도 공식홈페이지
프랑스의 연극·TV 드라마·영화에서 활약하는 배우 라파엘 부샤르(42). /Studio Philip An
프랑스의 연극·TV 드라마·영화에서 활약하는 배우 라파엘 부샤르(42). /Studio Philip 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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