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 유해, 통영에 '비공개'로 묻혀
윤이상 유해, 통영에 '비공개'로 묻혀
  • 조유영 기자
  • 승인 2018.0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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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통영국제음악당 인근 묘역에
통영시 관계자 "유족의 뜻에 따른 선택"
유해 이장과는 별도로 30일 추모식 개최
작곡가 윤이상. 연합뉴스
작곡가 윤이상. 연합뉴스

독일에 묻혔던 작곡가 윤이상의 유해가 통영국제음악당 인근 묘역에 비공개로 안장됐다.

28일 통영국제음악당 등에 따르면 윤이상 가족은 지난 20일 통영시추모공원 내 공설봉안당에 임시 보관된 유해를 음악당 인근에 미리 마련된 묘역에 묻었다. 이장식에는 딸 윤정씨와 통영국제음악재단 관계자 등 4∼5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묘역은 98㎡ 규모로 유해는 너럭바위 아래 자연장 형태로 안치됐다. 그 옆으로 1m 높이의 향나무와 해송이 심겨졌다. 너럭바위에는 '처염상정'(處染常淨)이란 사자성어를 새겼다. '진흙탕 속에서 피어나지만 결코 더러운 흙탕물이 묻지 않는 연꽃'을 가리킨다. 사자성어 바로 아래에는 윤이상의 한글·영문 이름과 생몰 연도가 적혀 있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추모행사를 앞두고 사전에 유해를 안장한 것은 조용히 절차를 진행하고 싶다는 윤이상 유족의 뜻과 우파단체들의 반발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통영시 관계자는 "유해 이송 전부터 보수단체가 이장 반대집회를 꾸준히 개최하는 등 외부 시선에 대한 부담 때문에 윤이상 가족이 비공개 안장을 선택한 것 같다"며 "가족들이 가까운 재단 관계자들과 논의해 날을 잡고 조용히 안장을 치른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유해 이장과 별개로 오는 30일 예정된 추모식은 계획대로 열린다. 이날 딸 윤정씨와 아내 이수자씨 등이 모두 참석해 23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윤이상을 추모할 예정이다. 베를린을 근거지로 음악 활동을 한 윤이상은 동백림(東伯林·East Berlin)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고초를 겪었다. 이후 국내에서는 이념 성향과 친북 논란 등으로 음악성을 평가받지 못했다.

yooyoung@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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