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내달부터 반도체 제조의 필수 소재인 네온(Ne)·크립톤(Kr)·제논(Xe) 등 희귀가스 3종에 대한 할당관세 0%가 적용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를 열고 "4월 중 러시아와 우크라니아 수입 의존도가 높은 네온·제논·크립톤에 할당관세 0%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더욱 커진 반도체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네온·제논·크립톤의 양국 수입비중은 각각 28.3%, 48.8%, 48.2%에 달한다. 반도체 생산원가 중 희귀가스의 비중은 1% 미만이지만 이들 없이는 반도체 제조가 불가하다.

희귀가스에 더해 일정량의 수입품에 대한 세율도 기존 5.5%에서 0%로 낮아진다. 이와 관련 홍 부총리는 "옥수수 사료 대체 품목인 보리의 할당 물량을 당초 4만톤에서 10만톤으로 늘릴 계획이었지만 이번에 25만톤까지 증량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페로티타늄, 알루미늄스트립, 자동차 관련 품목(납·구리) 등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요청에 대해서도 최대한 신속하게 검토·결정할 계획이다.

이날 홍 부총리는 에너지 수급 차질 우려가 고조되면 석유공사의 해외생산 원유 도입 등 물량 확보를 즉시 추진한다는 정부 기존 방침도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명태는 수급 차질시 1만1595톤의 정부 비축분을 적기 방출하는 등 수급 안정화 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옥수수도 국내 도입 예정인 우크라이나산 39만1000톤 중 32만2000톤의 대체 물량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국제사회의 대(對)러 제재 확대에 따른 불확실성 고조에 대응해 수출·물류 바우처 지원대상에 국내 회항·대체 목적지 운항 시 운송비·지체료를 업체당 최대 2000만원까지 포함하고, 거래단절 피해 기업 대체 거래선 발굴을 위해 맞춤형 긴급상담회, 러·우크라이나 온라인 매칭 전담팀 구성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현지 교민·유학생 송금 시 제재대상이 아닌 러시아 진출 한국계 은행 현지법인 계좌 활용 등을 독려하고 외교부의 ‘재외공관 신속 해외송금 제도’를 활용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