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여론은 대체로 느리게 반응한다. 정치와 언론이 앞서가고 국민여론은 뒤따라간다. 반응은 느릴지 몰라도 다수의 여론은 정확하다. 핵심을 찌른다. 그래서 민심이 천심이다.

최근 월간중앙이 창간 54주년을 맞아 실시한 특별여론조사에서 국민 다수가 ‘윤석열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부패 척결’과 ‘공정 확립’을 주문했다. 국민 86%가 "대장동 재수사 찬성", 71%가 "586 정치인 퇴장"을 요구했다. 대장동 재수사는 ‘공정’을, 586 정치인 퇴장은 ‘상식’을 의미한다. 국민 다수가 공정과 상식의 사회를 원한다는 사실이 여론조사로 확인된 것이다.

이번 특별여론조사에서 국민통합·개헌·정치개혁·연금개혁·대장동 재수사·586정치인 퇴장·여가부 폐지·정년연장 등 각 세부 사안을 놓고 찬반 의견을 물었다. 이중에서 대장동 재수사와 586 정치인 퇴장, 저출산 고령화 대응을 위한 정년 연장 항목에서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대장동 게이트는 재수사 등을 통해 부패를 척결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물은 결과 86.3%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반대한다는 비율은 불과 10.2%. 찬성-반대 간 격차는 76.1%. 찬반을 묻는 문항 가운데 차이가 가장 컸다. 모든 계층에서 찬성 의견이 우세했고, 특히 30대 이하(91.3%)에서 압도적으로 높았다.

87년 체제를 청산하고 정치를 개혁하기 위해서 586세대 정치인들이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71.3%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반대는 22.6%. 찬성-반대 간 격차는 48.7%다. 모든 계층에서 찬성 의견이 우세했다. 특히 18세 이상 20대 남성(77.9%), 30대 남성(77.2%), 40대 남성(79.7%), 50대 여성(74.9%)에서 높았다. 586 정치인에 대한 국민 다수의 뜻이 ‘이젠 사라져라’는 것.

대체로 정책여론조사 결과는 경제성장·일자리·분배에 대한 요구가 높게 나온다. 이번에는 부패척결·공정·정치개혁 열망이 높게 나왔다. 조사기관 ㈜티브릿지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대선 직후 시행된 여론조사인 데다, 윤석열 당선인이 강조한 공정 메시지 영향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 부패 척결·공정 확립이 새 정부의 우선 과제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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