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봄맞이 ‘홀리’는 ‘색의 축제’로 불리는 힌두도 전통명절이다. /게티이미지
인도에서 18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봄맞이 축제 ‘홀리’가 열렸다. 색색의 가루·물감을 뿌리고 서로에게 뭍히며 흥겨워한다. 수확의 기념이자, 남녀노소가 어우러지는 화해·힐링의 축제다. /게티이미지

18일(현지시간)부터 인도대륙에서 힌두교 봄맞이 축제 ‘홀리’가 이틀간 이어졌다. 수확을 감사하고 기념하는 축제이자, 치유와 화해를 확인하는 힌두교 명절이다.

겨울의 끝, 봄의 도래를 선이 악을 이긴 것으로 해석하며 생겨났다. 창조·유지의 신 ‘비슈누’의 힘을 빌어 ‘홀리카’를 이겨냈다고 보는 것이다. 힌두력(비크람 삼밧)에서 한 해 마지막 달(팔구나)의 ‘푸르니마’(보름날)에 시작하는데, 양력으론 2월 말~3월 중순에 해당한다.

1600년 전 인도 아(亞)대륙에서 시작된 ‘홀리는 인도 디아스포라(고국을 떠난 사람들)를 통해 아시아의 다른 지역과 서구권에까지 퍼졌다. ‘홀리’는 ‘색채의 축제’ ‘사랑을 나누는 축제’로 유명하다. 축제 전날밤(홀리카 다한, 초티 홀리) 동네별 각종 공동체 별로 모여 노래하고 춤추며 잔치를 벌인 다음, 그 이튿날인 홀리 당일(랑왈리 홀리, 둘리반단)엔 모두가 함께 뒤엉키는 ‘색의 카니발’을 연출한다. 서로에게 색색의 가루와 물감을 묻히는가 하면, 물감을 채운 물총·물풍선을 쏘고 던진다. 사원 주변이나 거리·광장·공원에서, 면식이 있건 없건 부자든 빈자든, 남녀노소와 계층의 구분 없이 어우러진다.

1947년 인도 공화국으로 거듭나며 법적으로 사라진 특유의 신분제 ‘카스트’가 여전히 부분적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홀리’ 땐 이것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 서구 사회에 중세 이래로 ‘카니발’이 있었듯, ‘홀리’ 역시 엄격한 카스트 사회의 숨통을 틔우는 역할을 해 온 셈이다. 민속 악기를 요란하게 울리며 흥을 돋구는 가운데, 사람들은 떼지어 노래하고 춤추면서 지난일을 잊고 용서한다.

가족·친지·벗·원수가 따로 없다. 색 가루·물감을 서로에게 끼얹으며 웃고 떠드는 한편, 명절 음식을 함께 나눈다. 대마초 잎 등 마약 성분이 들어간 음료와 과자가 섞여 있을 수 있다. 인도 정부의 관광 표어 ‘인크레더블 인디아’(Increible India)를 연상시킨다. ‘믿기지 않을 만큼’ 다채로운 인도를 실감하게 만드는 광경의 하나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