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김정식

오미크론 확진자 수는 여전히 수십만 명 대를 유지하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당장의 기름값 폭등에 더해 수많은 외교·안보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우리에게 가장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문제다. 대다수 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자생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청년들은 불안한 미래에 절망하고 있다.

팽팽한 결과를 낳은 선거 직후의 국민 갈등 역시 상당하다. 아직 윤석열 정부의 임기가 시작된 것이 아님에도, 국민은 국내외적으로 쌓인 수많은 문제의 해결을 윤석열 당선인에게 기대하는 듯하다.

그런데 거대 야당이 된 민주당의 행태는 볼썽사납다. 안보와 비용 등을 문제 삼아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반대하고 있는데, 지난해 민주당에 의해 삭감된 국방예산이 4,400억 원,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 도청 이전에만 4,700억 원이 쓰였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또다시 국민적 조롱거리가 되어버렸다. 이 밖에도 자신들이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망가뜨린 5년을 외면하며 새로운 정부의 출발부터 어깃장을 놓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기 대한민국 곳곳이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사실을 과반의 국민이 동의한다고 해도, ‘윤석열 대통령 시대’에는 문재인 정부처럼 ‘이전 정부’ 핑계만 대며 다분히 과거지향·퇴행적인 모습으로 회귀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국민이 5년 만에 준 기회를 잘 살려 대한민국의 미래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일에 있어 시작과 동시에 끝을 생각하며 나아가면 큰 곤란이 없듯, 2027년 5월 9일, ‘윤석열 대통령 퇴임일’에 어떠한 모습을 보일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지금 눈물 흘리거나 후일을 걱정하는 청와대 구성원들처럼, 윤석열 정부에게도 퇴임의 시간은 분명히 온다. 이전의 대통령들과 달리 마지막까지 웃기 위해, 국민과 함께 호흡하고 그들을 설득하며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 조금 더 심혈을 기울이기를 바란다.

‘역대 최소 득표율 차 당선’이라는 결과로 국민이 윤석열 정부에게 던진 주문 역시, 국민이 진정으로 동의할 수 있는 공정과 상식을 겸손하고 진솔하게 바로 세우라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모든 구성원은 "오로지 국민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길만 남아있다."라던 윤석열 당선인의 당선 소감을 5년 임기 내내 기억해야 한다. 집권 이전의 혼란을 귀감(龜鑑)으로 삼아, 국민과 함께 호흡하고 국민을 설득함으로써 수십 년간 이어진 불행한 대통령, 실패한 정부의 사슬을 끊고 행복한 대통령, 성공적인 정부로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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