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수 18000명의 기적... 감동을 보았다
관객수 18000명의 기적... 감동을 보았다
  • 오필승
  • 승인 2017.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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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시 태어나도 우리'-나이 차 60세, 동자승과-스승의 특별한 동행

[더 자유일보=오필승 기자] 다큐멘터리이면서도 전혀 다큐멘터리로 보이지 않는 영화 한편.
지난달 27일 개봉해 이달 9일 현재 관객수 1만 8000명을 넘긴 ‘다시 태어나도 우리’는 보폭은 크지 않지만 추석 연휴 관객에게 묵직한 감동을 안겨 준 인간애 이야기다.


2008년 티베트 전통의학 의사인 우르갼 릭젠을 취재하러 인도 북부 히말라야 고산지대 라다크를 찾은 문창용 감독은 전생에 티베트 고승이었던 동자승 파뜨마 앙뚜와 그의 스승 우르갼의 나이 차이 60세 ‘특별한 동행’에 매료된다.


문 감독은 그 뒤 현지에 남아 9년 간을 이들 곁에서 생활하며 일거수 일투족을 카메라에 담는다.


고승이 환생한 ‘림포체’로 태어나 그 육중한 무게를 견뎌야 하는 앙뚜. 옷 입히고 먹이고 학교에 바래다 주고… 앙뚜의 부모 역할에 불경 교육까지 하는 스승인 우르갼은 ‘림포체’를 모시는 사명 그 이상의 헌신을 보여준다.  의사 일을 놓을 정도로 그의 삶은 앙뚜 하나만을 바라본다.


여느 다큐물과 달리 이 영화에는 음성 나레이션이 없다. 영화 중간 중간에 두줄 짜리 설명문으로 시놉시스를 잇기에 충분하다. 그만큼 두 사람에만 몰두하는 카메라 앵글에서 여타 속세의 이야기는 과감히 생략했다. 


자연스런 동작과 어지간한 접사 촬영에도 전혀 어색함이 드러나지 않는 드라마 같은 두 사람의 이야기는 문 감독이 이들과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며 그림자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었는지를 방증한다.


원래 ‘림포체’가 되면 전생에 가르치던 제자들이 찾아 와야 하는 것이 전통이나, 앙뚜가 전생에 살던 사원은 중국과의 국경 넘어 티베트 지역의 캄 마을에 있다. 제자들이 영영 찾아오지 않자 앙뚜는 ‘가짜 림포체’로 낙인 찍혀 사원에서 추방되고 두 사람만의 고독한 시간이 흐른다.


결국 앙뚜는 전생에 살았던 캄 마을을 찾아 나선다. 영화의 후반부를 장식한 두 사람의 ‘니르바나’를 찾아 떠난 3000km 고행길에 카메라도 숨소리를 죽이며 함께 따라간다. 


“스승님과 함께 오지 못했다면 저는 여기까지 못 왔을 거예요” “당신을 돕는 게 제 삶이죠” 서로에 대한 교감과 진심을 나누는 앙뚜와 우르갼. 


두 달간의 끝없는 여정에 녹아 든 스승과 제자의 사랑과 헌신의 장면들은 클라이막스가 없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찰나마다 잔잔한 목소리로 관객을 깨워준다.


중간에 거쳐가는 바라나시와 시킴, 군데 군데 눈이 시리도록 눈 부신 히말라야 설산의 풍경들은 덤이다.


눈보라 속에서 중국과의 국경에 막혀 더 이상 나아 갈 곳이 없는 버린 앙뚜에게 스승 우르갼은 캄 마을에서도 들릴 수 있게 가져간 고동 피리를 불어 보라고 한다.


 “뚜~우… 뚜~우… 뚜~우…”


영화의 종반부를 가슴 벅찬 울림으로 채운 이 장면에선 관객들도 마음 속으로 고동을 울리고 있었으리라. 


수많은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것으로만 이 영화를 평가한다면 잔잔하지만 깊은 감동의 울림을 다 듣지 못할지도 모르는 게 이 영화의 마력이다. 

psoh2244@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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