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 졸업 후 선교회 세우고 사회 약자들 돌봐와
최근 대법원 무죄 판결도...“매스컴에 조여 반론 못해”

전 '양은이파' 조폭 두목이었던 조양은 선교사. /C채널 방송화면 캡처
전 '양은이파' 조폭 두목이었던 조양은 선교사. /C채널 방송화면 캡처

“사회에는 양은이파 두목이니, 조직 보스니, 머리에 뿔 두세 개 달린 사람으로 인식되어 있는데 선교사라는 호칭은 생소할 것이고, 저게 무슨 상황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선교사가 되기까지 42년이 걸렸습니다. 몸부림 속에 하나님을 만났다는 이야기입니다.”

한국 사회를 시끄럽게 했던 과거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 씨가 하나님을 만나 선교사로 새 인생을 살고 있다. 조 선교사는 지난 19일 유튜브 ‘조양은TV’를 통해 그간의 근황을 밝혔다. 

조 선교사는 “수많은 방황 속에서 신학대학(한세대)과 신학대학원(총신대)도 졸업하고, 영성대학에서도 2년간 공부했다”며 “하나님을 만난 뒤 22년간 감옥에 있었고, 그 과정을 거쳐 오늘이 있다. 생소하시겠지만 그 몸부림 속에 여기까지 온 것이니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지난 1980년 당시 군부에 의해 검거돼 사형에서 무기징역, 다시 15년형을 언도받고 수감생활을 했던 조 선교사는 감옥 안에서 주님을 만나는 신비한 체험을 통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확신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후 한 발은 하나님께, 한 발은 여전히 조직에 담그며 교도소를 계속 오갔다. 그는 “하나님을 믿었지만, 자신이 평생 살아온 폭력배 사회를 떠나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결국 그 같은 이중생활이 주는 내면의 괴로움과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조 선교사는 하나님께 두 손 들고 나갔다. 신학공부를 마친 지난 2019년, 그는 선교사로 파송받은 후 이전의 세상 조직과 완전히 인연을 끊었고, 지금까지 130여명의 지인들을 전도해왔다. 50여년간 조 선교사와 호형호제해온 탤런트 이정길 씨, 가수 박일남 씨도 그들 중 포함된다. 이들은 “조 선교사가 아니었다면 교회 문턱을 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 선교사는 혀재 다시는 폭력배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결심 아래, 2019년 아이야세계선교회를 설립해 사회 약자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아이야세계선교회는 성경의 인물 아브라함·이삭·야곱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그는 “(선교회 인원이) 60여 명 정도 된다. 수요일과 주일, 큐티와 교제, 예배를 드리며 월요일부터 주일까지 일주일간 노숙자들과 식사도 한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에는 최근 못나갔지만, 아프리카 등에 세탁장, 샤워장을 만들어주고 가난한 이들을 치료도 해 주었다”며 “119 차량 같은 아픈 환자들을 운송하는 차도 선물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양도 수십 마리 제공했다. 봉사하는 선교단체”라고 선교회를 소개했다.

최근엔 에티오피아로 선교사역도 다녀왔다, 그는 “그곳에서 받은 충격과 아픔이 상당히 컸다”며 “평소 약자들에겐 상당히 마음이 약했다. 앞으로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한 전 세계의 약자들에게 작은 도움을 베풀 수 있는 사역자로서의 삶을 살겠다”고 했다.

◇“기도도 많이 한 시간이었지만, 수많은 매스컴에 조여 반론 한번 할 수 없었다”

조양은 선교사는 지난 17일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판결을 받아 8년만에 억울함을 풀었다. /유튜브 '조양은TV' 캡처
조양은 선교사는 지난 17일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판결을 받아 8년만에 억울함을 풀었다. /유튜브 '조양은TV' 캡처

조 선교사는 최근 무죄 확정 판결도 받았다. 지인의 채무자를 협박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았던 조 선교사에게 지난 17일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내린 것. 지난 2013년 필리핀에서 사건의 의혹을 받고 체포됐던 때로부터 무려 8년 만에 억울함을 벗었다.

조 선교사는 지난 19일 유튜브 ‘조양은TV’를 통해 “기도도 많이 한 시간이었지만, 수많은 매스컴에 조여 반론 한번 할 수 없었다”고 무죄판결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대법의 기간만 5년 6개월이 걸렸고 무죄가 확정되었지만 마음이 좀 그렇다”며 “그 많은 시간 나름대로 기도도 많이 해 왔고, (무죄판결에) 기쁨도 있었지만, 너무 많이 조여왔다. 수많은 매스컴에 매도를 당했다. (무죄에 대한) 기사 한번 안 나오지 않는가”라고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때리면 때리는 대로 맞아야 했다. 글(기사)을 쓰면 글 쓰는 대로 당해야 했다. 내가 나와 한 번도 ‘사실이 이렇다’ 얘기 한번 못했다. 빌미를 준 나의 잘못이겠지만”이라면서도 “사실이 아닌 것들을 너무 많이 올려놨다. 이미 끝난 사건도 추측성으로 올렸다. 왜 그렇게 저를 매도하는지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전부 자신들의 (유튜브 등) 채널 홍보를 위해 그랬더라”고 했다.

조 선교사는 “사실 이 방송을 하면 손가락질 하고 매도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건 감당하려고 마음먹고 있다”며 “그래도 나를 아는 사람들은 조양은이라는 사람이 변화됐구나(생각할 것이다).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이 사회서 인정받는 그날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완전히 신앙 안에서 변화됐다고 인정받으려면, 그간이 모든 것을 벗어버려야 한다”며 “예전에 살아온 삶. 머릿속에 담긴 것들은 추억이라고 볼 수도 없는 어두운 그림자다. 이 모든 그림자가 내 머릿속에서 사라졌을 때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 선교사는 자신이 걸어간 길과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을 향한 속죄의 마음도 털어놨다. 그는 “(비슷한) 조직들도 올바로 인도해야 하지 않겠나. 감옥에 동생들, 어린아이들이 있다고 찾아가주는 이런 것(삶)은 아니라고 본다”며 “돈 벌고 나이 먹어 떠나버리면 그만이라지만 그래도 기회를 주고 갔구나(노력했구나) 하는 것은 남겨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자녀에 대한 마음도 전했다. 그는 “혼자 산지 오래됐지만 나도 딸이 하나 있는데 벌써 스무살을 갓 넘었다”라며 “(그간 나이가 어려, 아버지에 대해) 무슨 얘긴지도 몰랐다. 성장하니 딸 보기도 부끄럽더라. 이 방송을 하기까지 몇 년간 생각을 깊게 했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끝으로 “하나님께 ‘내 이름으로 집 한 칸 갖지 않겠다’. ‘외제차 하나 사지 않고, 내 이름의 땅 한 평 갖지 않겠다’. ‘술마시지 않고 도박, 마약하지 않고,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폼잡고 다니지 않겠다’ 등 열세 가지 약속을 했다”며 “기회가 되면 그런 이야기도 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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