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중앙급 병원에서나 가능…지방병원서는 ‘먼나라 이야기’”

지난 2019년 10월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대화 공사가 진행중인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방문해 의료기기에 앉아 있는 모습. /연합
지난 2019년 10월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대화 공사가 진행중인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방문해 의료기기에 앉아 있는 모습. /연합

북한이 중앙급병원을 비롯한 치료 예방 단위들에 의료봉사의 서비스 관리체계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사회주의 보건의료 체계의 열악한 환경을 탈피하기 위해 자본주의 의료체계 도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개선엔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5일 "최근 (북한의) 중앙급병원을 비롯한 치료 예방 단위들에 의료봉사의 질(서비스) 관리체계를 도입하였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체계의 평가 항목이 "먼거리의료 봉사(원격의료)의 질, 외래 의료봉사의 질, 구급 의료봉사의 질 등으로 구성된다"면서 "진단과 치료, 간호 관리, 약물관리, 의료기술 능력과 최종 의료결과를 비롯한 여러 가지 질 평가지표들이 설정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평양산원과 김만유병원, 옥류아동병원을 비롯한 중앙급, 도급 병원들이 이같은 시스템을 도입해 적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해당 병원들에는 의료봉사의 질 평가위원회와 매 전문과별로 의료봉사의 질 관리 소조(TF)가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환자들의 의견을 수집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담당 기구를 설치해 서비스개선에 반영하고, 과별로 ‘서비스 개선 TF’를 운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국내 각지의 병원들에 의료봉사의 질 관리체계를 도입한 결과 능력 있는 의사들이 진단과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여 환자 기다림 시간을 줄이고 외래 및 구급 의료, 먼거리의료 봉사의 질 개선에서 전진이 이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 만수무강연구소 연구원으로 지냈던 탈북민 김철민(57세)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의료봉사 서비스 관리체계를 도입한 것은 전통적인 사회주의 보건의료 체계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며 "의료기구와 약품이 현저히 부족한 북한이 환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선진 보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의료 서비스가 개선되려면 의사 개개인의 능력과 약품, 의료기기들이 갖춰져야 하지만 이는 몇몇 중앙급 병원들에만 가능한 상황이다"며 "일반 지방 병원들에서는 이런 시스템 자체가 ‘먼 나라 이야기’와 같은 일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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