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터 부문서 쾌거...아시아에선 38년만

그림책 ‘여름이 온다’의 이수지(48) 작가가 ‘아동문학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했다. 한국 작가가 안데르센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
그림책 ‘여름이 온다’의 이수지(48) 작가가 ‘아동문학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했다. 한국 작가가 안데르센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는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개막에 맞춰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작가를 안데르센상 일러스트레이터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수지 작가의 작품. 왼쪽부터 ‘여름이 온다’, ‘거울속으로’, ‘파도야 놀자’, ‘그림자놀이’ 책 표지). /연합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는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개막에 맞춰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작가를 안데르센상 일러스트레이터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수지 작가의 작품. 왼쪽부터 ‘여름이 온다’, ‘거울속으로’, ‘파도야 놀자’, ‘그림자놀이’ 책 표지). /연합

그림책 ‘여름이 온다’의 이수지(48) 작가가 ‘아동문학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이하 안데르센 상)을 받았다.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는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개막 기자회견에서 이 작가를 안데르센상 일러스트레이터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동화는 단순 어린이를 위한 옛 스토리 재구성에 그치지 않는다. 더 나아가 인간 보편의 진실과 가치를 상징(우화)으로 표현한다. 어원적으로 동화는 ‘보고·알림·전달’ 등을 뜻하며, ‘알려진 이야기·유명한 이야기’란 의미로도 사용돼왔다.

아울러 경이로운 이야기를 가장 쉬운 말로 표현하는 특징을 가진다. ‘심각한 문학’의 한계를 뛰어넘어 쉽고도 절묘한 상징과 비유를 통해 황홀한 미감·기쁨, 풍부한 정서로 인간성을 심화시키고 여러 가지 인생의 길을 보여준다는 의의가 있다.

‘안데르센 상’은 19세기 덴마크 출신 동화작가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을 기리고자 1956년 만들어진 상으로, 아동문학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다. 아동문학 발전에 지속해서 공헌한 글·그림 작가를 2년마다 한 명씩 선정해 상을 준다.

올해 후보로 32개국에서 62명이 등록, 지난달 이수지 작가를 포함한 최종 후보 6명(이탈리아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일본 아라이 료지, 폴란드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아르헨티나 고스티, 캐나다 시드니 스미스)이 선정됐다.

‘안데르센 상’은 1984년 일본 작가 미쯔마사 아노 이후 38년만에 아시아인에게 주어진 셈이다. 한국인 최초의 이번 수상으로, 우리나라는 28번째 안데르센상 수상자를 배출한 국가가 됐다. 이 작가는 1996년 서울대 서양화과 졸업, 2001년 영국 캠버웰예술대 북아트 석사 과정을 밟은 뒤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며 국제무대에서 주목받았다.

‘그늘을 산 총각’ ‘강이’ ‘선’ ‘거울속으로’ ‘파도야 놀자’ ‘그림자놀이’ ‘동물원’ 등의 작품을 내놓았으며, ‘물이 되는 꿈’ ‘우로마’ ‘이렇게 멋진 날’처럼 이야기까지 직접 쓰고 그림을 그린 작품도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02)부터 아이의 현실과 환상세계를 책의 물성을 토대로 꾸준히 탐구한 작가다. 인간과 동물 사이의 교감 등 보편적 주제를 다뤄 그림책 표현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작가에 대한 KBBY의 소개 설명이다.

이 작가가 참석하게 될 시상식은 9월 5일부터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에서 열리는 제38차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국제총회 자리를 빌어 이뤄진다.

앞서 그녀는 지난달 ‘여름이 온다’로 ‘그림책의 노벨상’인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스페셜 멘션’(우수상)에 올랐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영국 테이트 모던 아티스트 북 컬렉션에 소장, 한국에서 낸 첫 창작 그림책 ‘동물원’이 미국 영어교사협회 우수 그림책에 뽑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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