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아이에겐 별 이득 없어...면역저하·만성질환자엔 '효과'

소아용 백신 초도물량 30만회분이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 도착하고 있다. 화이자가 제조한 소아용 백신은 안정성을 고려해 백신 유효성분이 기존 백신의 3분의 1(30㎍→10㎍)만 들어있다. /연합

의료계에서 소아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 백신접종과 관련해 회의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어린이들은 코로나에 감염되더라도 중증화율과 사망률이 낮은만큼 백신 접종이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23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최근 오미크론 대유행에 따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소아 확진자도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의협은 소아 확진자 현황 진단과 대안 모색을 위해 전문가 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에는 △박수현 의협 홍보이사·대변인 △류정민 대한소아응급의학회 부회장(서울아산병원 소아전문응급센터 교수) △이지숙 대한소아응급의학회 수련이사(아주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5~11세 소아의 백신접종과 관련해 류정민 교수는 "소아의 경우 중증화율은 약 0.005%, 치명률은 0.01%정도로 굉장히 낮은 상태다. 오미크론이 정점을 찍는 시기가 시작돼 건강한 아이들에게서 백신 접종의 이득은 회의적 시각이 있다"며 "중증화 위험이 높은 면역저하자나 만성질환으로 병원을 다니고 있는 소아의 경우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류정민 교수는 "증상이 대부분 가볍게 지나가기 때문에 이전에 건강하던 소아 환자거나 상태를 잘 지켜볼 수 있는 경우라면 재택치료가 원칙이다"며 "하지만 영아의 경우 고열만으로도 수유가 안 되고 탈수로 컨디션이 악화될 수 있어 의료진의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소아 코로나 감염 환자가 적어 응급실 소아 환자 수가 급감한 만큼 소아응급실 병상이 줄어 준비된 응급센터가 많지 않아 제 때 처치를 받지못해 사망하는 소아 환자가 많아졌다고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정부가 재택치료를 위한 대면지료 의료기관을 지정하고 소아 거점병원을 지정해 상담번호 등을 제공하며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인프라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류 교수는 덧붙였다.

코로나에 감염된 소아가 이상반응을 보일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발열 시 약 8시간 동안 두 차례 해열제를 먹여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복용 후 체온 자체는 정상으로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기운이 없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고 호흡곤란 등이 발생할 경우 즉시 119에 연락하고 가까운 응급실이나 소아전문응급센터, 소아과 등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발열 시 수액을 맞아야 한다는 풍문에 대해 이지숙 교수는 근거없는 맹신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 교수는 "탈수가 심하거나 쇼크 증후가 있는 환자라면 당연히 도움이 되겠으나 수액을 놓기 위한 정맥로 확보 자체가 어렵고 자칫 소아환자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한해 선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호자들이 해열제 주사 처방을 많이 요구하는데 연구결과 경구용 해열제보다 조금 빠르게 열이 내릴 수 있으나 다시 체온이 오르는 시기는 비슷하다"며 "수액과 해열제 주사는 감염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다. 경구섭취와 수분섭취, 요량유지 등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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