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디스 오웬스 '불랙아웃: 나는 왜 민주당을 탈출했나' 출간

피해의식 키우고, 정부보조 의존도 극대화...흑인들 가난의 굴레 벗어나지 못하게 '조장'
'정신적 노예'로 만든 행태 생생히 들려줘...우리나라 상황과 비슷한 부분 매우 많아

화제의 신간 ‘나는 왜 민주당을 탈출했나’(반지현 옮김, 반지나무). /교보문고
화제의 신간 ‘나는 왜 민주당을 탈출했나’(반지현 옮김, 반지나무). /교보문고

미국의 젊은 보수 아이콘, ‘캔디스 오웬스’(Candas Owens 1989~ )의 2020년 첫 저작 <블랙아웃: 나는 왜 민주당을 탈출했나>가 최근 번역돼 나왔다(이하 블랙아웃). 미 민주당 리버럴이 흑인을 어떻게 기득권 유지에 이용했는지 생생히 들려준다.

우리나라 상황과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많다. ‘정의’ ‘공정’을 내세우며 부자·빈자, 남·녀, 세대·지역을 갈라치기하는 ‘분열의 정치’ ‘공허한 감성적 언어’에 기만당해 온 사람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다.

‘블랙아웃(Black out)=정전(停電)’이란 ‘생각없음(무뇌)’, ‘희망 없는 캄캄한 인생’의 비유다. 대한민국의 ‘블랙아웃’ 상태도 돌아보게 만든다. 편향된 역사관·세계관의 강요, 상대적 약자의 박탈감을 증폭시켜 권력을 지향하는 흐름에서 한국 미국은 닮은꼴이다.

우리사회에 ‘친일파’ ‘토착왜구’ 낙인이 있다면, 미국엔 ‘인종주의자’ ‘백인우월주의자’ 프레임이 있다. 역사에 대한 무지, 미숙한 시민의식에서 오는 정치적 편향 역시 벗어나야 할 ‘블랙아웃’이라 할 만하다. 반지현 반지나무(출판사) 대표가 이 책을 스스로 옮겨 펴낸 동기다.

원작의 부제 ‘ How Black American Can Make Its Second Escape from the Democrat Plantation’(흑인들은 어떻게 민주당의 농장에서 ‘또 다시’ 탈출할 수 있을까)에서 보듯, 저자는 ‘노예해방’을 잇는 ‘두번째 해방’을 호소한다.

"흑인들의 피해의식을 키워 정부 복지 의존도를 극대화하고 가난의 굴레에서 못 벗어나도록 조장하는 민주당의 행태에서 남북전쟁 이전 민주당이 흑인노예들을 농장에 가둬 부려먹었던 과거"를 떠올리며, 그 시절이 ‘육체적 노예’였다면 20세기 초·중반 이래 ‘정신적 노예’였다는 것이다.

오웬스는 ‘터닝포인트 USA’의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로 활동(2017~ 2019), 유명 보수 논객 벤 샤피로(Ben Shapiro) 가 설립한 미디어 플랫폼 ‘데일리 와이어’(The Daily Wire)에서 자기 이름을 내건 토크쇼(Candas)를 진행해왔다.

원래는 보통 흑인들처럼 민주당 지지자였다. 그러나 스스로 학습·분석을 통해 공화당 지지자로 전향한다. 흑인들을 가난의 질곡에서 못 벗어나게 하는 게 누구인지, 누가 더 인종차별주의적인지 알게 된 것이다.

특히 ‘블랙시트(Blexit)’ 운동이 주목을 받았다. 영국사회가 대량의 이민자로 몸살을 앓은 끝에 EU(유럽연합) 탈퇴를 선언한 ‘브렉시트(Brexit)’에 빗댄 신조어 ‘블랙시트’는 흑인의 현실과 통념으로부터 벗어나기, 이른바 ‘흑인스러움의 해방’을 의미한다.

"인생에 대한 기대치가 애초에 낮은 상태에서 인생을 시작하는 문화" "잘못된 습속을 이런저런 핑계거리로 덮어버리는 문화에 종속되지 않았나?" 저자의 말은 흑인으로서의 뼈아픈 자문이다.

또한 "KKK는 엄연히 민주당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집단이며, 실제로 민주당 지도부의 지령을 받았던 단체"였다는 것, 끊임없이 ‘피해자 vs 압제자’ 구도로 민주당 정책이 구축된다는 것, 흑인은 그들의 장기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꼬집는다.

"종식시켜야 할 세계대전도, 지지해야 할 민권운동도 없는데 승리의 열망은 계속된다"는 지적, "필요 이상 자신을 비주류·약자로 몰아세운다"는 일침 또한 중요하다. 약자를 일단 ‘선’으로 보는 세계관, 이른바 ‘언더도그 도그마(Underdog dogma)’의 문제점이다. "리버럴 구원자"를 자처하는 민주당의 논리를 "나르시즘에 기반한 인격 컴플렉스"로 비판한 것도 신랄하다.

흑인들은 무지한 상태로 남아 있고 싶어하는 것일까. "‘흑인다움’에 굴복하지 않는 흑인들은 ‘백인처럼 행동한다’고 비난받는다." "흑인들은 옛날처럼 억압당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삶에 대한 높은 기대가 사라졌다. 수많은 흑인생명이 낙태되며, 75%가 아버지 없이 태어난다. 양질의 교육에서 소외된 후 대부분 평생 가난하다.

이 모든 문제가 흑인들의 ‘일평생 충성스런 민주당 몰표’에서 시작됐다고 오웬스는 말한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벌어진는 일이다. "흑인들이 직면한 문제들이 사라지면 민주당은 자신들의 존재가치 또한 함께 사라진다는 것을 잘 안다"고 지적한 대목도 그렇다. ‘위안부 문제’를 ‘네버 엔딩 스토리’로 만드는 것 같은 이치다.

"더 큰 정부와 더 많은 규제, 사회주의, 복지주의, 공짜 돈, 노예배상금 등을 들먹이며 자신들에게 의존하는 것만이 흑인들을 구원할 것이라는 민주당 주장에 흑인들은 100년을 투자했고, 처참히 무너졌다." 그 결과가 미국 전체 인구의 13%인 흑인이 전체 낙태의 40%, 교도소의 절반을 차지하는 현실임을 오웬스는 일깨운다.

그리고 외친다. "혐오·차별을 조장하는 민주당의 정신적 대농장에서 벗어나자." <블랙아웃>은 그녀가 그 모든 편견에서 어떻게 자유로워졌는지, ‘민주당=약자를 위한 정의로운 정당’ ‘공화당=백인 기득권층을 위한 꼴통 정당’ 주장이 왜 근거 없는 신화에 불과한지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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