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구 달성군 사저 도착, 대국민 메시지

"달성 다시 돌아올 날만 생각하며 견뎌냈다"
5000여 환영 관중 몰려...병 투척 40대 조사
윤 당선인 대통령 취임식에 박근혜 초청 방침

24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 대국민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24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 대국민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후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해 대국민 메시지를 냈다. 박 전 대통령은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으로 돌아올 날을 생각하며 견뎌냈다"며 "5년의 시간은 저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32분쯤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한 뒤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 묘역을 참배하고 바로 사저로 직행했다.

낮 12시15분쯤 사저 앞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8분여에 걸쳐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사저 앞에 모인 약 5000명의 지지자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은 "제가 많이 부족했고 실망을 드렸음에도 이렇게 많은 분이 오셔서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달성군에 사저를 마련하게 된 계기로는 "사면이 결정된 후 달성 여러분들이 제가 달성에 오면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돌봐드리겠다는 내용의 언론 기사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제가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고도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24년 전인 1998년 낯선 이곳 달성에 왔을 때, 처음부터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보듬어주신 분들이 바로 이곳의 여러분들"이라며 "지지와 격려에 힘입어 보궐선거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연이어 지역구 4선 의원을 거쳐 대통령까지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저도 이곳 달성군에서 많은 곳을 구석구석 다녔다"며 "달성군 흙 속에 저의 발자국도 분명 많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많은 꿈이 있다"며 "제가 못 이룬 꿈들은 이제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 발언이 끝난 직후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취재진에 "이곳 달성은 처음 정치를 시작하셨던 곳"이라며 "늘 마음의 고향으로 생각했던 곳이기에 (박 전) 대통령께서 이곳으로 정한 것"이라고 사저 선정의 의미를 부여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만남에 대해서는 "윤 당선인 측에서 방문한다는 이야기를 언론을 통해 말하긴 했으나 직접적으로 접한 적은 없다"며 "연락이 오면 그 문제는 제가 답할 건 아니고, (박 전) 대통령이 말씀하시면 언론에 알리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상태가 통원 치료가 가능한 정도라고 밝히면서도, 삼성서울병원 통원 문제 등에 대해서는 개인 정보로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직접 찾겠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5월10일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에도 박 전 대통령을 초청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2016년 탄핵 정국에서 최순실 특검 수사팀장을 맡았으며, 서울중앙지검장 당시 적폐 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박 전 대통령의 중형을 이끌어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테러 조짐도 있었다. 인민혁명당 당원으로 보이는 한 시민이 많은 지지지자들 속에서 소주병을 던졌던 것이다. 소주병은 박 전 대통령 2m 앞 도로에 떨어져 1m 앞까지 파편이 튀었으나 박 전 대통령 신변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은 약 8분간의 인사말을 마친뒤 사저로 들어갔다.

대구경찰청은 소주병을 던진 이모씨(48)를 폭행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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