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삶·신앙에 대한 지나친 간섭’ 싫고 
‘구원의 확신 강요하는 분위기’에 지쳐

49%가 “교회 다시 다니고 싶지 않다”
재출석 한다면 ‘목회자의 인격과 설교’ 보겠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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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청년들이 지나치게 간섭하는 태도와 강요하는 분위기로 인해 한국교회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떠난 청년들의 절반은 다시 교회에 출석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2일 한국교회생태계연구네트워크(대표 한경균 목사)가 주최한 온라인 특강에서 김찬영 전도사는 이런 내용이 담긴 자신의 장로회신학대 석사학위 논문 ‘2030 밀레니얼 세대 가나안 성도 현상에 관한 연구’를 공개했다. 이번 설문은 2020년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과거에 6개월 이상 교회를 다녔으나 현재는 다니지 않는 2030 세대’ 10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번 설문에서는 응답자들에게 교회를 떠난 이유가 무엇인지 물으면서 교회 이탈 이유로 짐작되는 항목 8개를 제시한 뒤 응답자들에게 어느 정도 관련성을 띠는지 체크하도록 했다. 집계결과 가장 큰 이탈 요인은 ‘개인의 삶과 신앙에 대한 지나친 간섭’(71%)과 ‘구원의 확신을 강요하는 분위기’(70%) 가 가장 큰 요인으로 조사됐다. 

이어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의사소통(66%), 지나친 봉사와 훈련 강도(59%), 교회 내 권위적이고 비민주적인 분위기(57%), 교회 밖 세상에 배타적이고 무관심한 태도(53%), 목회자의 윤리적 문제(52%), 종교적 욕구(겸험)을 충족시켜 주지 못함(46%)의 순으로 나타났다. 

교회를 떠난 이유를 하나만 꼽도록 했을 때는 ‘개인의 삶과 신앙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라고 답한 비율은 17.5%로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김 전도사는 논문에서 “가나안 성도에게 한국교회는 일방적인 소통 구조를 지닌 집단”이라고 분석하며 “한국교회는 소통 구조의 변화를 고민해야 한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가나안 성도가 어느 연령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지를 조사한 응답자들이 교회를 떠난 시점을 답한 시기는 ①중고등학교 시기(20%) ②26~29세(18%) ③20~22세(17%) 순이었다. ①은 부모 등쌀에 밀려 교회에 다니던 이들이 자기 결정권을 갖기 시작하는 시기이며 ②는 사회 초년생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신앙생활이 뒷전으로 밀리기 쉬울 때다. ③은 대학에 진학하거나 고교 졸업 후 직장을 얻으면서 합법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더 많은 놀거리가 허용되는 시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교회를 떠나기 전 누구와 상담했는지 물었을 때 ‘부교역자’ 혹은 ‘담임목회자’라고 답한 비율은 각각 5.8%, 3.8%에 불과했다. 청년들이 교역자들에게 거리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 가운데 46명은 교회에 출석하는 부모를 두고 있었으며, 이들 부모의 84.6%는 장로나 권사, 안수집사였다. 결국 부모 세대의 신앙이 잘 대물림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이번 응답자 상당수는 다시 교회에 출석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의 49%가 “교회에 다시 다니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교회 재출석 여부를 결정지을 법한 항목들을 제시한 뒤 중요성 점수를 매겼을 때 가장 비중이 높았던 항목은 ‘목회자의 인격과 설교’(85%)였다. ‘신앙생활과 일상생활의 조화’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의사소통’(이상 83%)을 꼽은 응답자도 많았다. 

교회에 다시 출석하게 됐을 때 교회 생활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지 물었을 때는 ‘마음의 평안과 문제 해결’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4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삶의 의미와 목적 발견’(20%) ‘신앙의 성장’(15%) ‘종교적인(영적인) 체험’(8%) 순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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