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00여명 학교 전체 구성원 절반이 참여...“기독교 대학 교육가치 구현”

한동대 학생들이 줌(Zoom)을 통한 공동체성경읽기 모임을 갖고 있는 모습. /한동대
한동대 학생들이 줌(Zoom)을 통한 공동체성경읽기 모임을 갖고 있는 모습. /한동대

2030 청년들이 교회를 많이 떠나면서 한국교회의 젊은층들이 위축되고 있는 분위기 가운데, 기독교 종합대학인 한동대학교에서 최근 성경읽기 붐이 일어나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25일 한동대 공동체성경읽기운동센터에 따르면 현재 학내에서 진행중인 ‘공동체성경읽기(PRS·Public Reading of Scripture)’ 프로그램에 학생·교직원을 합쳐 1366명이 동참중이다. 교양필수 수업에 포함된 성경 1독 참여자까지 포함하면 연인원 2166명이 참여하고 있다. 학교 전체 구성원인 4400여명의 절반 수준이 ‘성경읽기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셈이다. 

한동대의 공동체성경읽기 프로그램 3명 이상 팀을 꾸려 매일 15분 정도 성경을 읽고 묵상한 뒤, 인상 깊었던 구절이나 느낀 점을 카카오톡 등으로 팀원들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주일에 1~2번은 학교에서 팀원들이 직접 만나 같은 방식으로 성경을 읽는다.

이런식으로 매일 성경을 읽으며 1년 만에 성경을 1독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루치 읽기 분량과 내용 소개 등 영상 콘텐츠는 지앤엠글로벌문화재단이 보급하는 성경읽기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묵상 나눔 등은 한동대 학생들이 직접 만든 애플리케이션 ‘함성’(함께 읽는 성경이라는 의미)을 활용하고 있다. 

한동대 공동체성경읽기운동 센터장 김기호 목사는 “2019년 시작된 교내 성경읽기운동은 복음주의 신앙을 토대로 인재를 키워내겠다는 한동대의 건학 이념이 적극 반영된 것”이라며 “학생들의 신앙 성장에도 유익할 뿐 아니라 기독교 대학의 교육 가치를 구현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전했다.

한동대는 지난 2020년 2월 대학 정관을 ‘이 법인은 대한민국의 교육 이념과 기독교 복음주의 신앙을 토대로… 예배와 공동체 성경 읽기 및 사회봉사를 통하여….’라고 개정하면서 ‘공동체 성경 읽기’ 문구를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성경 읽는 학내 문화를 정립해 학생들에게 성경적 세계관과 가치관을 배우게 하고, 크리스천 리더로 키워내겠다는 건학의 기본이념을 확고하게 하기 위하 목적이다. 

대학에 따르면 올해 공동체 성경 읽기 참여자 수는 지난해보다 2배 늘었다. 올 초 취임한 최도성 총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동대의 부흥은 그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데 있다”며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성경 말씀을 읽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 총장도 이 프로그램에 동참해 이달 초부터는 총학생회 임원을 비롯해 3개의 학생 그룹과 매일 단체톡으로 묵상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그는 “학생들의 묵상 내용을 읽을 때마다 감동과 은혜를 누릴 때가 많다”고 했다.

최 총장은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일하시고 성경을 통해 말씀하신다”며 “청년의 때에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사모하길 바라며, 함께 성경 읽는 문화가 두루 퍼져 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학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가장 좋은 점은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성경을 읽으면서 포기하지 않도록 서로 격려하고 끌어준다는 점이다. 

한동대 상담사회복지 전공인 A씨는 “성경 읽기를 멈추지 못하게 만드는 뭔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공동체성경읽기 팀리더를 맡고 있는 B씨도 “읽고 묵상한 내용을 단톡방에 올려야 하는데, 모종의 책임감과 부담감이 있다. 성경을 안 읽을 수 없는 분위기”라며 “동시에 일상 속에서 어떻게 말씀을 적용하며 살아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만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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