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수사 본질 '인사 요구' 아닌 '정권창출 여론조작'이다
댓글수사 본질 '인사 요구' 아닌 '정권창출 여론조작'이다
  • 오정국 기자
  • 승인 2018.0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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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아리송한 수사당국, 사건 본질 흐리려는 의도 역력
언론들도 '본질' 놓치고 '인사 청탁' 부분 보도에만 치우쳐

공정한 사회의 유지는 정권의 정직성에서 시작된다.

정치인이 깊이 관여한 ‘댓글 공작’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

‘문재앙 댓글’의 주인공들이 붙잡히면서 밝혀진 그들의 수법과 복수극의 전말이 공개됐다.

이 사건은 밑바닥 민심을 조작함으로써 현 정권을 창출해 내는 데에 크게 기여했을 수도 있는 ‘댓글 여론 조작’ 으로, 종국에는 현 정권에 종말을 고할 수도 있는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말 그대로 ‘댓글 게이트’로 비화될 조짐이다.

‘문재앙 댓글’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며 제 발등을 찍은 민주당의 ‘자가당착’은 본보가 지난 1월 집중 추적한 ‘문빠 댓글단’의 실체를 제대로 보여주는 단초가 됐다.

그러나 최근 이어진 수사당국의 아리송한 언행과 언론들의 한 쪽으로 치우친 보도 행태가 자칫 본말이 뒤바뀔 수 있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지난 13일 이후 각 언론들은 댓글 공작의 주모자로 공개된 김 모씨(닉네임 드루킹’)의 요직 인사 요구 등 청와대와 김경수 의원 간에 오간 행적에 대해 집중 보도하고 있다.

그 중에도 김 모씨의 무리한 인사 청탁 행위에 무게가 실린 기사가 넘쳐나고 있다.

나아가, 김 씨의 조사 내용을 언론에 흘린 수사당국은 ‘김경수 의원은 김 씨가 보낸 텔리그램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았다’며 김 의원을 변호했으나 이 말은 하루 만에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다음 날 김 의원은 김 씨의 요구를 직접 청와대에 전달했으며, 그 요구는 관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금 밝혀져야 할 ‘댓글 공작’의 본질은 인사 청탁이나 현 정권에 대한 ‘보복 댓글’이 아니다.

정작 중요한 수사의 표적은 이 댓글단 활동이 현 정권이 서기까지 대선 기간이나 그 전부터 어떤 여론 조작을 어떻게 했느냐 하는 점이다.

이 질문은 김 씨가 정부 요직에 자기 사람을 앉히라고 압력을 넣은 것은 분명히 현 정권 창출에 일정부분 ‘댓글 여론 조작 공로’가 있었다는 전제가 성립되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다.

김 씨 일행 3명이 구속된 지 보름 만에 언론에 그 사실을 공개한 수사당국의 ‘저의’에 비춰, 앞으로 이 사건은 ‘인사 협박’사건으로 몰아 갈 공산이 크다.

더 안타까운 건 언론들도 그런 수사당국의 장단에 발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김 모씨 등 이 ‘댓글단’의 좌파 정치인 지원 행적은 2000년대 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나섰을 때 정치관련 온라인 정치뉴스 매체에서 ‘뽀띠’라는 닉네임으로 노 후보를 지원한 전력이 있다. 또 김 모씨가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의 정식 멤버였다는 보도도 있다. 이런 연장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더불어민주당의 정식 당원이 되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사건의 본질은 '대선 댓글 여론 조작'이다.

검찰은 전 정권의 ‘국정원 댓글 공작’을 뼈까지 발라 냈듯이 이번 ‘경공모(김 씨가 거느린 경제민주화 공진화 모임)’의 과거 행적에 대해서도 뿌리까지 파헤쳐야 할 것이다.

이들의 댓글 조작이 문재인 정권 창출에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소상히 밝혀내야 한다.

그 어느 수사 조직도, 하물며 청와대도 ‘민(民)’ 위에 군림하지 못한다.

이번 사건의 수가가 한낱 ‘파렴치한 댓글단의 협박 드라마’로 끝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글자 그대로 ‘문재앙’으로 치닫게 될 뿐이다.

그러나, 이런 ‘정의로운 희망’이 절망으로 마감될 공산이다.

야당이 부르짖는 ‘특별검사제 도입’이 정답이라고 보는 이유다.

ojungk@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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