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의 5차 협사아 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대국민 영상 연설을 하고 있다. "협상에서 들려오는 신호는 긍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도, "경계 태세를 늦춰선 안 된다"고 말했다. /로이터=연합
러시아와의 5차 협사아 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대국민 영상 연설을 하고 있다. "협상에서 들려오는 신호는 긍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도, "경계 태세를 늦춰선 안 된다"고 말했다. /로이터=연합

"협상에서 들려오는 신호는 긍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신호가 있다 해서 폭발이나 러시아 공격이 없어지진 않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러시아와의 5차 협상 후 발표한 화상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우리를 파괴하기 위해 계속 싸우는 국가 대표단의 말을 신뢰할 근거가 없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아울러 전쟁이 끝날 때까지 러시아에 부과된 제재가 계속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제재 문제는 전쟁이 끝나 우리 것을 되찾고 정의를 되살릴 때까지 풀려 선 안 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일부다.

앞서, 이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약 4시간 동안 진행된 5차 평화협상에 임하며 우크라이나는 자국 안보가 보장된다면 러시아 측 요구의 하나인 ‘중립국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협상단은 "중립국 지위를 채택하는 경우, 우크라이나 내 외국 군사기지를 유치하지 않을 것"임을 부연했다. 또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사실상 용인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협상단 또한 "건설적인 내용"이라는 입장을 밝혀, 전쟁 종식 내지 휴전 기대감이 일고 있다. 회담 직후, 러시아 측으로부터 ‘신뢰 강화’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북동부 체르니히우에 대한 군사활동을 대폭 축소한다는 발표가 나오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회담은 양국 간 조약이 준비되는 대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도 시사됐다.

미국은 "러시아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러시아의 발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지켜보겠다. 그들이 행동에 나서는 것을 볼 때까지 어떤 것도 예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적은 수의 러시아군이 키이우(키예프)에서 이동했다고 확인하면서도, 이를 ‘철수가 아닌 재배치 차원’으로 해석했다.

우크라 키이우 인근에 방치된 러시아군 장갑차.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의 전선에 29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장갑차와 차량 잔해들이 방치돼 있다. /로이터=연합
우크라 키이우 인근에 방치된 러시아군 장갑차.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의 전선에 29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장갑차와 차량 잔해들이 방치돼 있다. /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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