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일어나는 탈세계화 움직임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키우는 또 다른 요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합
미국에서 일어나는 탈세계화 움직임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키우는 또 다른 요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합


최근 미국경제의 최대 화두는 인플레이션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탈(脫)세계화 행보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키우는 또 다른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이후 경제회복 과정에서의 글로벌 공급망 차질, 노동력 부족, 경기부양책 등이 미국 인플레이션의 단기적 원인이라면 세계화의 후퇴는 장기적 측면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진단이다.미국은 오랫동안 해외 아웃소싱과 이민 유입 등 세계화를 통해 자국 내 물가를 낮출 수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으로 강화된 탈세계화 움직임이 현재의 높은 인플레이션을 불러온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보도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세계 제품생산에서 외국산 물품 사용 비중은 세계화의 진전과 함께 1995년 17.3%에서 2011년 26.5%로 상승했다. 하지만 2020년에는 오히려 25.5%로 하락했다.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한 고율 관세와 중국의 보복조치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의 연간 비용 부담이 510억 달러(약 60조3000억원)에 이른다는 추정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의 영향으로 전략적 자산을 미국 내에서 생산하려는 움직임이 나오는 등 코로나 19 이후 미국 내 탈세계화가 더욱 힘을 받고 있어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위험 요소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일부 관세를 철회했지만 아직도 많은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인권 문제를 이유로 중국 신장(新疆) 지역에서 나오는 태양광 패널 원자재 수입을 금지하면서 폴리실리콘 가격의 급등을 불러왔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등을 전략물자로 규정해 자국 내 생산시설 확대를 꾀하고 있다.여기에 미국산 물품을 우선 구매토록 한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정책도 강화하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완화되겠지만 탈세계화 움직임은 인플레이션에 장기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탈세계화가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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