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원
박동원

1. 80년 광주
586들이 주체사상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 건 80년 광주의 영향이 크다. 물론 이전부터 자생적 주사파들이 없었던 건 아니나 확산된 건 5.18광주를 미국이 용인했다는 데서 기인한다. 전두환, 노태우,정호용, 박준병과 더불어 미국을 광주 5적이라 한다.미국은 박정희 죽음도 사주했고 전두환 군부와 광주학살을 허락하는 점령군이고, 군부는 미국의 지시를 따르며 권력을 누리는 미국 식민지 주구다.

2. 적폐세력
이때 북한은 항일무장투쟁을 했던 정통세력이 만든 나라고, 남한은 미국의 사주에 의해 세워진 친미정권이고 군부는 그 후예이고 보수우파는 혈통이라는 등식이 세워진다. 이해찬 같은 이는 아예 정조와 노론 시대까지 올리간다. 노론 -친일-친미-군부-민정당 -민자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중간생략) 국민의힘까지 이어지는 적폐 세력이고 이들을 몰아내어야 정의로운 나라가 된다는 것이다.

3. 흑과 백
사람이 단순하게 살면 이런 도식에 휘둘린다.세상은 다종다양한 인간군상들이 존재하는데, 크게 가르면 대개 흑과 백, 선과 악으로 구분된다.마치 땅과 하늘, 밤과 낮, 식물과 동물로 구분되듯. ‘크다’는 것은 ‘단순’화를 의미한다. 극과 극 사이에 존재하는 무수한 것들을 폭력적으로 가른다.인문적 사유란 세밀함이고 세심함이다. 작게 보고 뜯어 보고 뒤집고 헤집어 보고 다르게 보는 행위다.

4. 주사파
주사파들은 대개 공부를 안한다. 학창시절 경도된 교양 철학서 몇권, 찌라시 팜 정도의 지식 수준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래서 어떤 사안을 두고 논쟁하면 단번에 너 뉴라이트냐고 반문한다. 이들의 눈에는 민족주의 아니면 뉴라이트다. 이재명 반대하면 윤석열이다. 동년배 정치 지망자에게 왜 정치를 하려는지 물었더니 ‘조국의 자주·민주·통일을 위해서’라 했다. 이 대답은 586 정치인들 사고를 반영한다.

5. 뉴라이트
내가 그들과 논쟁 않는 건 그들을 무시하거나 내가 대단하다 생각해서가 아니다. 사고의 근본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패러다임이라면 너무 거창한가. 한마디로 말이 안 통한다.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한 집단의 정체성이 강화되면 언어가 고정된다.그들만의 언어가 형성된다. 그럼 대화 불가능이다.같은 단어도 다르게 해석되고 받아들인다.그래서 뉴라이트라는 범주로 몰아버리는 것이다.

6. 민족주의
내가 ‘주의’를 경계하는 건 그 때문이다. 민족주의에 경도되면 모든 현상과 기준이 규정되어 버린다. <제국의 위안부> 와 ‘소녀상’ 상징도 마찬가지다.이의를 제기하는 자는 친일이 되고 매국노가 되고 적폐가 된다. 남북통일도 마찬가지다. 문재인을 위시한 586들의 북한에 대한 감정과 태도는 그들이 종북이라서가 아니라 민족주의에 경도돼 있어서다.민족주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미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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