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학생 모집 등 '직격탄'...백방으로 회생 노력했지만 무위

‘링컨 칼리지’가 15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미국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의 자취가 남은 땅에 ‘링컨 이름’을 처음 내걸고 설립된 대학이었다. /링컨 칼리지 제공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의 자취가 남은 땅에 설립된 첫 ‘링컨 칼리지’이 개교 15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865년 개교 당시 2년제였으나 1929년 4년제로 개편됐다. 링컨 생존 시 본인과 직접 논의를 거쳐 이름을 정한 유일한 대학이라는 점이 학교의 자랑이었다.

1일(현지시간) 일리노이 지역매체와 경제전문 포브스 등에 따르면 일리노이 중부 소도시 링컨에 소재한 기독교 계열의 사립대학 ‘링컨 칼리지’가 다음달 13일 영구히 문을 닫는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아 학교 이사회가 지난달 29일 표결을 통해 폐교 결정을 내렸다.

학교 소재지인 링컨 시(市)는 그가 일리노이주 변호사로 활동하며 도시 건립에 중추적 역할을 했던 곳이다. 대통령에 오르기 전 그의 이름이 붙은 유일한 도시다. 일리노이 주의 모든 차량은 ‘링컨의 땅’이란 별칭의 슬로건이 적힌 번호판을 달고 다니며, 링컨의 생일 2월 12일은 주(州) 공휴일이다.

24년간(1837~1861) 일리노이 주 스프링필드 인근에서 생활한 링컨은 1834년 주의원에 당선됨으로써 정계에 입문, 1846년 연방 하원의원을 거쳐 공화당 후보로 1860년 제16대 대통령에 당선된다. 1863년 ‘노예해방선언’을 통해 미국의(헌법 제13조) 노예제도 폐지를 이끌어내는 등,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꼽힌다.

이후 1864년 재선에 성공했으나, 이듬해 암살당했다. 신념에 의거한 정치 행보가 부른 죽음이었다. 유명한 게티즈버그 연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란 민주주의의 정의(定義)를 가장 간결하고 적확하게 표현한 어록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왔다. 링컨 칼리지 교내 박물관에 소장된 링컨 관련 문건·유물은 누구나 관람 가능하다.

현재 재학생이 약 1천 명이며, 링컨시 외 인근 노멀시에 분교가 있다. 2019년 학생 등록률은 역대 최고치였지만, 이후 학생 수가 심각하게 급감했다. 코로나 팬데믹에 더해 2021년 12월 발생한 사이버 공격이 치명타였다.

학생모집과 기금모금, 각종 스포츠 행사와 캠퍼스 활동에 차질을 빚었고 재정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입학사정업무 중단 및 데이터 접근제한 등 2022년 가을학기 학사 일정 구상이 불가능해졌다.

뿐만 아니라, 신입생 모집·학교 운영·기금 마련 등에 필요한 모든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학교 측은 자산매각·인력 구조조정·비용절감·기금모금 등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회생 기회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57년간 전세계에서 온 역량있는 학생들을 길렀다. 감당하기 힘든 슬픔을 겪고 있지만,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훌륭한 동문들을 길러냈다는 사실에 위로받는다." 데이비드 걸락 총장의 말이다.

다음달 13일부로 교직원이 해고되며, 학생들의 학업·편입 등에 관한 지원은 이번 학기가 끝날 때까지만 제공된다(학생 기록은 조만간 제3의 기관에 이관될 예정). 일부 학생들이 1일 캠퍼스에 모여 충격과 안타까움을 표하며 평화적인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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