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의 대격변(Great reset)이 아닌 새로운 대각성(Great Awakening)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선교의 문이 좁아졌다고 선교를 포기할 것이 아니라, 좁은 틈 사이를 공략할 수 있도록 선교 정책은 창끝같이 더 날카로워져야 합니다. 더 전략적으로 선택하고, 더 집중해야 합니다.”

지난 4일~5일간 경주 켄싱턴호텔에서 예장 고신총회 세계선교후원교회협의회(선후협) 주최로 진행된 제12회 선교포럼 ‘급변하는 선교 환경에 대한 세계선교 방향’에서 개회예배 인사말에 나선 박정곤 선후협 대표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회장은 “지난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특히 많은 선교사들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선교지를 떠났다”며 “공산권, 힌두교권, 불교권, 이슬람권뿐 아니라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지역에서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잠시 선교지를 떠나 왔는데 언제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이들이 많다”고 우려했다. 

그는 “온갖 정성을 다해 일군 선교의 텃밭을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하는 베테랑 선교사님들의 아픔을 공감한다”며 “이러한 시대 상황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대위임령을 완성하기 위해 선교 정책과 방법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이날 포럼의 취지를 설명했다. 

◇“한 영혼 변화시키는 것이 세상 변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전략...절절한 사랑 베푼 적 있나”

“세상이 하나님 나라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만물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서 그렇게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그 전략은 바로 한 영혼을 변화시키고 성숙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 한 사람의 변화는 한 사람으로 끝나지 않고 주위를 변화시켜요. 이것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전략입니다.”

이날 포럼 개회예배에서 ‘예수님의 제자입니까(눅 1:1~4)’란 제목으로 설교한 곽창대 목사(제10대 대표회장)은 선교 전략에서도 결국 ‘한 영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곽 목사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한 마디로 하면 뭇 영혼을 구원해 제자 삼고, 그 영혼이 성숙한 제자가 되게 하는 것”이라며 “그 지상명령을 열한 사도에게 주시고, 사도들이 순종해 많은 이들이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다. 예수님을 믿는 모든 성도는 예수님의 제자”라고 전했다. 

곽 목사는 “저 자신도 40년간 목회하면서 한 영혼에게 절절한 사랑을 베푼 적 있나 회개하고 다짐하게 된다”며 “예수님께 사로잡혀 자신의 삶을 영혼을 구원하고 제자 삼는 일에 송두리째 드린 누가와 바울처럼, 한 영혼의 귀중함을 알고 제자 된 삶을 산다면 주님께서 우리를 놀랍게 사용하시고 우리와 세상 끝날까지 함께하시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개회예배에서는 곽 목사 외에 강성중 장로(공동회장)의 기도, 안용운 목사(8대 대표회장)의 축도, 강학근 목사(고신 총회장)의 축사, 안진출 목사(KPM)의 격려사 등이 있었다.

◇“이주민들 한반도 전역에 있어... 한국교회가 이들 복음화할 수 있는 기회 무궁무진”

“비록 한국이 단일 민족 국가이긴 해도, 한국교회는 다양한 문화에 적응하고 다른 인종 집단 가운데서 일하며 살아가고, 다문화 신앙 공동체를 조직·개발하며, 이주민 복음화 및 제자화 프로그램을 수립할 능력이 있습니다. 이주민들이 한반도 전역에서 살며, 공부하고, 일하는 한 한국교회가 이들을 복음화할 수 있는 기회는 무궁무진합니다.”

이날 포럼에서 ‘해외선교에서 타문화선교로(단일문화권에서의 다문화선교)’를 주제로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문창선 선교사(위디국제선교회 대표)는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2022년 현재 대한민국에는 250만여 명의 이주민들이 있다”며 “코로나 사태로 잠시 주춤하였지만, 계속 증가할 것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문 선교사는 “2021 한국선교현황에 따르면 국내이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선교사는 2.8%”라며 “특히 임시 귀국하여 국내 사역으로 전환한 선교사는 155명, 그 중에서 국내 이주민(타문화)을 대상으로 사역을 전환한 선교사는 67명이다. 앞으로 이 수치는 늘어날 전망이며, 이는 귀국한 선교사들이 재배치를 통해 사역을 지속할 수 있는 효과적인 기회”라고 내다놨다.

그러면서 문 선교사는 ‘효율적 다문화 선교를 위한 7가지 실제 사역 현장’을 소개했다. 그는 “첫째로 다문화 사역의 성공과 안정을 위해서는 리더십과 교회의 참여가 필수”라며 “수 년 동안 작은 교회들이 이 사역의 중추 역할을 해왔고, 일부 대형 교회도 자신만의 이주민 사역을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둘째로 교포 출신 기독교인들이 부모의 고향으로 귀환하고 있는 점도 한국 교회에 큰 축복”이라며 “이들 중 많은 수가 원어민 수준으로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해외에서 살면서 많은 일을 겪었기 때문에 비슷한 갈등을 겪는 이주민들을 도울 수 있다”고 했다.

또 “셋째로 예전에 해외에서 선교사로 섬겼던 한국인들이 이주민 선교에 큰 힘이 될 수 있다”며 “귀국 선교사들은 언어 능력이 있고, ‘이상한 음식’을 잘 먹고, 이주민의 세계관과 생활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문 선교사는 “넷째로 한국인 디아스포라 기독교인 및 전 세계 관련 디아스포라 교회와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다”고 했고, “다섯째로 신학교와 대학에 기독교인 국제 학생을 계획적으로 모집할 필요가 있다. ACTS(아신대)처럼 몇몇 다문화 사역이 지금도 지속되는 것은 크리스천 국제 학생들, 특히 대학원 과정을 공부하던 학생들이 부지런하게 희생적 사역을 한 덕분”이라고 했다.

이어 “여섯째로 한국에 거주하는 디아스포라 기독교인들과 그들이 속한 인종언어로 구성된 교회는 이주민 선교가 성공할 수 있는 자원”이라고, “일곱째로 한국에 거주하는 디아스포라 대상 선교 활동에 주요 고등 교육기관의 전략적 역할을 확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정부 차원에서 그리고 비정부 차원에서 이주민을 섬기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지도자, 공동체를 훈련시키는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단체와 기관이 부상하고 있는 점도 한국의 디아스포라 선교 전망이 밝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위디국제선교회(WMI)의 디아스포라 선교를 위한 14주 과정의 포괄적 훈련 커리큘럼 등을 소개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문 선교사 외에 전철영 선교사(GMS 선교사무총장)가 ‘팬데믹에서 사역 전환과 전략적 재배치’를, 홍영화 선교사(KPM본부장)가 ‘KPM 선교사의 재배치 전략’을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이어 문장환 목사(KPM 정책위원장), 손승호 목사(UGWMA 사무총장), 김성운 교수(고려신학대학원)가 논찬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