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중앙)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오바마 케어’의 근간인 전국민건강보험법(ACA) 강화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뒤로는 낸시 펠로시(오른쪽에서 2번째) 하원의장, 버락 오바마(오른쪽에서 4번째) 전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왼쪽에서 3번째) 부통령의 모습이 보인다. 전국민건강보험법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이룩한 최고의 업적으로 꼽히고 있다. /로이터=연합
조 바이든(중앙)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오바마 케어’의 근간인 전국민건강보험법(ACA) 강화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뒤로는 낸시 펠로시(오른쪽에서 2번째) 하원의장, 버락 오바마(오른쪽에서 4번째) 전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왼쪽에서 3번째) 부통령의 모습이 보인다. 전국민건강보험법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이룩한 최고의 업적으로 꼽히고 있다. /로이터=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재회했다. 2017년 오바마 전 대통령 퇴임 5년여만의 회동으로, 이른바 ‘오바마 케어’의 근간 ‘전국민건강보험(ACA)’ 강화 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에 초청된 것이다.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건강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일부 고용인의 가족들도 추가적 세금 혜택을 적용해 보험을 확대하는 내용의 제도 보완책을 공개했다.

먼저 연단에 선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자신의 재임 시절처럼 "부통령"이라 호칭하는 등 격의 없는 우정을 표시했다. 이어 전국민건강보험법 통과를 재임기 최고의 성과로 꼽으며, 이를 강화하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조치에 지지를 보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전국민건강보험법이 여러 이름으로 불리지만 ‘오바마케어’가 가장 맞는 말"이라며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업적임을 강조했다.

이날의 깜짝 만남은 퇴임 후 여전히 대중적 인기를 구가하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힘을 바이든 정부에 실어줘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인 것으로 읽힌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거듭되는 악재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로이터와 입소스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45%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50%대로 떨어진 뒤 최저치 박스권을 오간다. 사회보험 카드를 꺼내 든 것도 국내 지지율 회복을 위한 포석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우위를 점하기 쉬운 주요 이슈가 ‘사회보험’ 문제이기 때문이다.

두 전·현직 대통령은 끈끈한 유대 관계로 유명하다. 지난 2015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바이든 대통령의 장남 보의 장례식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추도사를 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두 사람에 대해 "‘워싱턴DC 친구’가 아니라 진정한 친구"라고 표현했다.

한편 2009년부터 8년간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으로서 ‘핵 없는 세상’ 추진에 일조했던 바이든은 ‘소극적 핵사용’ 공약을 최근 전격 폐기했다. 이에 따라 유사시 선제 공격 등의 방침이 유지된다. 바이든의 핵 태세 보고서에 핵무기 선제사용 금지 선언이 담길 것을 우려한 동맹국들이 기존 핵 정책을 바꾸지 말라고 미국 정부에 로비를 벌인 결과란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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