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국책은행 등 거래 전면 차단...모든 분야 신규 투자도 막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모스크바 외곽의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농어업 발전 관련 화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P=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모스크바 외곽의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농어업 발전 관련 화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P=연합

우크라이나 ‘부차 학살’ 의혹으로 서방국들의 러시아의 제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6일(현지시간) 러시아 금융기관들 뿐만 아니라 크렘린궁의 관리들 및 가족들을 겨냥한 새로운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제재 조치엔 러시아에 대한 신규 투자 전면 금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성인 자녀들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가족들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 등의 동참에 따라,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스베르방크와 러시아 최대 민간은행인 알파뱅크가 국제 금융시스템에서 전면 차단된다. 이들 기관의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들의 거래도 금지된다.

다만, 에너지 관련 거래에선 예외가 적용된다. 아울러 법무부는 이날 러시아 미디어 재벌인 콘스탄틴 말로페예프를 제재 위반 및 사이버 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신흥재벌 ‘올리가르히’에 대한 첫 기소다. 그간 에너지분야에 한정됐던 대(對)러시아 신규투자 금지 조치 또한 전 분야로 확대된다.

유럽도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 방침을 밝히며 대러 압박의 폭을 넓히고 있다. 제재 명단에 실린 푸틴 대통령의 장녀 마리아(37)는 의학 연구자, 차녀 카테리나(36)는 모스크바대학의 과학연구진흥재단을 운영해왔다.

그간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자기 가족 관련 공개 발언이 나온 것은 없다. 두 딸에 대한 제제를 두고, "푸틴 대통령 관심을 끌기 위한 상징적 조치"라는 게 타임지 분석이다. 실제, 그녀들의 해외 자산 규모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

CNN은 이날 "부차 학살을 자행한 러시아 부대를 조만간 찾아낼 것"이라며 해당 사건 관련 정보에 밝은 미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미 당국이 책임 대상을 좁혀가는 지점에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해당 러시아 부대를 특정해도 이를 미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발표할지 확실치 않다면서, 공식 발표는 우크라이나 측에 맡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대낮 거리를 지나는 민간인을 향해 발포하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도 공개됐는데, 뉴욕타임스(NYT)는 "조작되지 않은 검증된 진짜 영상"이라고 강조했다. 공개한 동영상엔, 자전거를 타고 교차로를 달리는 피해자가 보인다.

교차로 못 미쳐 자전거에서 내려 도보로 모퉁이를 돌아가는 순간, 러시아군의 기갑전투차량에서 발포가 시작된다. 몇 주 지나 러시아군이 부차에서 철수한 뒤 동영상에 찍힌 교차로 인근 현장에서 민간인 피해자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게 NYT의 설명이다.

러시아는 서방의 추가 제재에 즉각 반발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부분의 러시아인이 거래하는 스베르방크와 알파뱅크에 대한 규제는 평범한 러시아 시민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고 비판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서방 제재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전쟁 종식을 원한다면 불에 기름을 부어서는 안 되며, 평화를 원한다면 극한의 압박을 가해선 안 된다." 왕 부장의 말이다. 

6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우크라이나 부차 지역에서 파괴된 러시아 군용차량이 즐비한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
6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우크라이나 부차 지역에서 파괴된 러시아 군용차량이 즐비한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에서 안치소 이송 전 경찰의 신원확인 작업이 끝난 부차 지역 민간인 희생자의 시신 위에 신분증이 놓여 있다. 러시아군이 이달 초 퇴각할 때까지 한 달가량 장악했던 부차에서 민간인을 대량 학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AP=연합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에서 안치소 이송 전 경찰의 신원확인 작업이 끝난 부차 지역 민간인 희생자의 시신 위에 신분증이 놓여 있다. 러시아군이 이달 초 퇴각할 때까지 한 달가량 장악했던 부차에서 민간인을 대량 학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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