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제비’출신 탈북민 국회의원 지성호 집사 인터뷰...“나의 목자되신 하나님” 

“北서 교회 다니는 사람들 ‘나쁜 사람들’이라 했는데...탈북과정서 진짜 하나님 믿게 돼” 
“하나님이 국회 보내신 이유, 생명 구하는 일·대한민국 자유 지키는 일 함께 하라는 뜻”
“겸손하게 하나님만 바라보면서, 문턱 낮추고 가난하고 슬픈 사람들 더 많이 만났죠” 
동료 의원들에 신앙·인성 인정받아...“보수·진보가 자유민주주의 지키기 위해 하나 되길”
“尹 정부 대북정책, ‘힘에 의한 평화’로 갈 것...탈북민 정착지원으로 통일인재 준비해야”
“지역교회 목사·성도들이 탈북민 가족처럼 도와주길 기대...하나의 교회 만들어 가는 일”
“바이든, 北인권 위해 더 목소리 내야...국회기도실서 ‘목발 기도모임’과 통일위한 기도”

지난 6일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한 지성호 의원(집사). 지 의원은 "하나님은 약속을 꼭 이루시는 분"이라고 그의 신앙을 고백했다. /김석구 기자

“하나님은 약속을 받아내시고 그 약속을 신실하게 꼭 이루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제가 탈북한 뒤 라오스에서 하나님께 ‘제가 살아남으면 북한 주민들을 위해 살겠습니다’라고 했는데, 진짜로 지금까지 그렇게 살게 되었어요. 하나님은 약속의 하나님, 정말 신실하신 분이십니다. 저의 인도자세요.” 

지난 6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만난 국민의힘 비례대표 국회의원 지성호 집사(사랑의교회)는 자신의 하나님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사실 앞으로도 제가 어디로 갈 지 모르겠다. 내가 원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더라. 양 같은 저를 위해 늘 그분의 길로 몰아가시는 목자되신 하나님의 손길을 늘 느끼며 산다”고 그의 신앙을 고백했다.

유년시절, 북한의 극빈층인 ‘꽃제비’ 생활을 했던 대한민국 현직 국회의원. 게다가 그가 10대였던 고난의 행군 시절 생활고에 석탄을 훔치다 열차 바퀴에 깔려 왼손과 왼쪽 다리까지 절단돼 장애인이 된 82년생 지성호 집사. 평생 소염제를 먹으면서 살아야 할 만큼 힘든 몸을 이끌고, 북한인권단체 나우(NAUH)를 만들어 활동했고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등장해 북한의 실상을 알리며 목발을 들어보였던 그는 어떻게 또 국회까지 오게 된 것일까. 자유일보가 지 집사를 직접 만나 그가 만난 하나님과 그의 북한에 대한 마음 등을 들어봤다.

◇“北에서 교회 다니는 사람들 ‘나쁜 사람들’이라 했는데...탈북과정서 진짜 하나님 만났죠” 

-언제 하나님을 처음 만나셨나요.

“북한 지하교인 출신이에요. 그런데 당시 북한에 목회자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기독교 방송을 들을 수도 없었죠. 제 조상이 기독교인 이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2000년도에 배가 너무 고파서 중국으로 넘어갔는데, 그때 교회를 처음 접하게 됐어요. 북한에서는 교회 다니는 사람들을 나쁜 사람들이라고 했었는데, 먹을 것도 주고 기도도 해주고 하더라구요. 북한은 사랑과 정이 메마른 사회였는데 교회는 달랐어요. 나쁜 사람들이 아니더라구요.

그렇게 한달정도 있다가 다시 북한으로 들어갈때는 주기도문과 사도신경, 그리고 기도하는 방법 등을 외우고 돌아갔어요. 그러다 다시 북한당국에 체포당했죠. 믿을 곳이 없으니 그때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를 했어요. 내가 기독교인이된 걸 알면 다른 가족들이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 갈 수도 있으니 가족한테 말도 안하고 혼자서 6년동안 새벽마다 기도를 했어요. 그러다 하나님이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탈북하게 됐죠. 그런 과정에서 진짜 하나님을 믿게 된 거에요. 그 후 제 신앙은 대한민국 와서 더 성장하게 됐습니다.”

지 집사는 "탈북 과정에서 진짜 하나님을 믿게 게 됐다"고 말했다. /김석구 기자

-북한인권단체 활동을 잘 하시다가 갑자기 국회의원이 되셨습니다. 하나님이 지 집사님을 국회로 부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일단 명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저를 택하셔서 국회로 이끄셨고 세워주신 것을 확실히 믿는다는 것입니다. 당시에 제가 만든 북한인권단체 NAUH를 넘어서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제 공식적으로 전면에서 북한 민족을 위해 일해야 하는 시점이 왔었어요. 여러 가지로 체험을 통해 주님이 그것에 대한 확증을 주셨습니다. 

저는 돈에 욕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명예·권력 욕심도 없는 사람입니다. 단, 사람에 욕심이 있습니다. 그건 사람을 살리기 위한 욕심이고, 사람을 세우기 위한 욕심입니다.  결국 정치를 하는 이유도 ‘사람’ 때문입니다. 그걸 NGO를 통해 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서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하나님이 보여주셔서 국회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국회 보내신 이유, 생명 구하는 일·대한민국 자유 지키는 일 함께 하라는 뜻”

-하나님이 알려주셨어도 정치권에 발을 들인다는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마음은 주셨지만 처음엔 ‘내가 NAUH에 없을 경우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하나님께 핑계를 대며 ‘좀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라고 그랬죠. 그런데 결국 그런 핑계들이 다 부질없다는 것을 주님이 또 보여주셨습니다. 결국은 ‘국회로 가야 되겠다’고 결심하게 됐습니다.

대한민국에 와서 보니 북한에서 이루어지는 일도 가슴 아프고 슬픈데, 대한민국에서도 똑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보며 안타까웠어요. 정부가 어렵게 내려온 탈북자들을 북송하는 일 등을 보며 ‘여기도 또 하나의 북한이 돼 가고 있구나’라는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국회로 나를 보내신 것은 생명을 구하는 일과 함께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는 일을 함께 하라고 하시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대한민국의 탈북자 관련 제도들을 바꿔서 그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들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제가 북한에서 흙수저로 살았거든요. 제 삶은 북한의 바닥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탈북자들의 마음을 잘 알아요. ‘그래서 하나님이 나에게 국회로 가라고 하셨구나’하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질의중인 지성호 집사. /국회사진기자단=연합

-그래도 NGO 활동하시던 분이 국회의원을 하시면서 힘든 점도 많았을 것 같아요.

“하나님이 가라고 하셔서 막상 왔는데 처음엔 너무 힘들었습니다. 제 기사에서 저를 공격하는 악성 댓글에도 많이 시달렸습니다. 그동안 대한민국에 살면서 사람들의 좋은 모습만 봐 왔는데, 국회의원이 되면서 자본주의의 ‘민낯’을 본 것 같아요. 그래서 처음엔 하나님께 계속 여쭤봤습니다. ‘진짜로 국회의원 시킬거면 야당 아니고 여당일 때 해주시면 안 됩니까’라고.(웃음) 제가 북한에서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하나님이 기적을 주셔서 살아남은 건 인정하는데, 한국에서도 좀 좋은 환경을 주시면 안 되나’ 그런 생각을 했어요. 

국회의원이 되었어도 힘들었고 정치적으로 핍박받았습니다. 처음에 정치후원회를 만드는 것 자체부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저를 핍박하는 문재인 정부가 무서워서 그 누구도 나서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때 주변 사람들과 나 자신에 대해 실망도 많이 했었습니다. ‘하나님 뜻대로 살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없구나. 하나님 왜 저에게 고난을 주십니까. 나는 왜 핍박을 받아야 됩니까’라고 기도하는데 주님이 주시는 마음이 ‘너 이제 고향 갈 날이 멀지 않았다’라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NGO에 있었을 때 저는 ‘온실속의 화초’였어요. 그런데 국회의원이 되면서 ‘광야의 야생화’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북한의 환경이 호락호락하지 않은데, 지금 국회의원으로서도 힘든 과정을 통해 여러 가지 준비가 안 되면 안 된다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던 거죠. 제 임기중에도 북한에 갈 수도 있는데, 이곳에서 미리 뒹굴어야 제대로 된 ‘군대’로 거듭나는 것이거든요. 국회의원 의정 활동을 통해 정치라는 것을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하는지 체험하게 하시기 위함이 하나님의 계획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겸손하게 하나님만 바라보면서, 문턱 낮추고 가난하고 슬픈 사람들 더 많이 만났죠” 

-그 후로 의정활동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고 계신가요.

“가장 중요한 것은 ‘겸손하게 하나님만 바라보면서 나아가면 그분이 챙겨 주시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항상 겸손하게 활동했고 국회의원으로서 ‘문턱’을 낮게 했어요. 탈북민들에게도 고위층을 하지 않았던 분들, 평양에 살지 않고 가난했던 분들, 슬픈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났습니다. 현장도 직접 많이 다녔구요. NGO 활동을 할 때보다 1.5배는 더 열심히 일했습니다. 더 고생하고 더 배고팠습니다. 

국회의원 이전에는 임대아파트에서 살았는데, 의원이 되고나서 미안해서 나와야 했어요. 얼마전 국회의원 재산 공개에서 제가 최하위권이에요.(웃음) 새로 전셋집 구하려고 신용대출도 받았습니다. 문 정부 들어 부동산 정책 문제가 많은데, 임차인의 어려움을 저도 직접 겪고 있습니다.

정말 보람이 있는 것은 국회의원 활동을 하면서 바로 바로 보여지는 결과들도 보게 된다는 겁니다. 입법이 돼서 탈북민들이 실제 혜택을 보거나, 문제제기를 해서 탈북민이 못 받았던 돈을 받게 되거나 하는 등의 모습들을 보면서 힘을 많이 내고 있어요. 그리고 제 정치후원회도 탈북민 목회자분들이 멤버가 돼 주셔서 결국 만들어졌습니다.”

지 집사는 "하나님이 국회의원이 되어서도 크리스천으로서 정체성을 잃지 않고 살 수 있게 해 주신 것이 가장 감사하다"고 했다. /김석구 기자
지 집사는 "하나님이 국회의원이 되어서도 크리스천으로서 정체성을 잃지 않고 살 수 있게 해 주신 것이 가장 감사하다"고 했다. /김석구 기자

-국회의원 활동을 하시면서 어떤 부분들이 제일 감사하신가요.

“가장 감사한 건 하나님이 제가 국회의원이 되어서도 크리스천으로서 정체성을 잃지 않고 살 수 있게 해 주신 것입니다. 또 감사한 것은 수많은 탈북자들이 저를 아들처럼, 동생처럼, 오빠처럼 생각하고 모든분들이 정말 다 좋아해 주신다는 것이에요. 그들도 제가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거든요. 어느 정도냐면 탈북민분들이 ‘지성호 의원이 투표하라고 하면 어느 후보라도 찍겠다’고 할 정도로 좋아해 주십니다.

이 지성호는 팔다리도 없지만, 소염제를 계속 먹고 살아야 하지만, 그 힘을 하나님께서 주셨습니다. 제가 몸을 더 움직이고 노력해서 제도가 바뀌면 탈북민의 눈물이 더 닦여지니까 열심히 하고 있어요. 북한 사회도 제 이야기를 듣고 뒤집어졌습니다. 꽃제비 출신이 남한에 와서 국회의원이 된 거에요. 마른 뼈 하나가 살아난 거에요. 이건 북한 전체가 뒤집혀 질 일입니다. 북한 체제가 결국 언젠가는 무너질텐데, 하나님께서 저를 통해 엄청난 큰 균열을 하나 만들어 주신 거라고 생각해요.”

◇동료 의원들에 신앙·인성 인정받아...“보수·진보, 자유민주주의 지키기 위해 하나 됐으면..”

-그래도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신앙적인 소신을 지키는게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정치인에게 기독교인이라는 것은 마이너스에요. 현실적으로 도움은 별로 안 됩니다. 그런데 저는 처음부터 정체성을 분명하게 밝히고 크리스천인 것을 당당하게 오픈했어요. 제가 국회의원이 되니까 여러종교들에서 스카웃 제의를 하더라구요. 우리 종교에 오면 당장 정치후원금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단호하게 거부하고 기독교인으로서 정체성을 지켰어요. 

그리고 해외출장 같은 특별한 사유가 아니면 지금까지 무조건 주일성수는 하고 있습니다. 교회들에 간증도 많이 다니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에도 ‘정치인이라도 저렇게 살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주일성수 등을 통해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신앙간증을 많이 다니면서 동료 의원들에게도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동료 의원들과의 관계도 어렵지는 않으신가요.

“국회에 들어와서 저희당 동료 의원들에게 귀여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제가 좀 귀엽지 않습니까.(웃음 ) 다들 저를 허물없이 대해시주고 아버지뻘 되는 의원님들은 자식처럼, 또 형님 누나뻘 의원님들은 막내동생 챙져주듯이 저를 대해 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렇게 1년, 2년이 지나고 저를 별로 안 좋아하던 다른당 의원들도 저에 대한 마음이 바뀌어서 좋게 이야기 하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을 감화시킨 거에요. 

저는 결국 모든 변화는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교회에서도 ‘일터 선교사’로 파송을 받았는데,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도전을 하기 위해서는 뭔가 내가 먼저 내려놔야 합니다. 그게 행복이든 취미든, 항상 나로부터 시작됩니다."

지난 2020년 6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동료 의원들과 이야기 중인 지 집사. /연합

-그간 의원활동을 하면서 느끼거나 정치권에 바라는 부분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입니까. 

“대한민국이 통합의 정치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처럼 보수든 진보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하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북한과 곧 통일될 텐데, 우리가 먼저 통합으로 마음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건 말로 해서 되는 부분도 있지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제가 국회에서 북한 인권을 이야기하면 여당 의원들이 저를 많이 공격을 했는데, 제가 언젠가 한번 이야기 했어요. ‘언젠가는 북한 주민들도 자유인이 될 것이고, 그들이 대한민국 국민이 됐을 때 오늘 지성호 의원이 이야기한 기록을 보게 될 것이다. 물론 제 의견에 반대한 분들의 기록도 보게 될 것이다. 북한 정권이 얼마나 잔혹했는지, 거기서 사람들이 어떻게 죽어가는지 등 모든 내용이 다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라고. 그 말을 하고 나니 다른 분들이 아무 이야기도 못 하시더라구요.”

◇“尹 정부 대북정책은 ‘힘에 의한 평화’로 갈 것...탈북민 정착지원으로 통일인재 준비해야”

-곧 윤석열 정부가 세워질텐데, 대북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은 벌써 대부분 다 나왔습니다. 아마 더 바꾸지는 않을 거에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힘에 의한 평화’ 입니다. 지킬 힘이 없으면 안 돼요. 우리 주변의 나라들을 보면 답이 바로 나옵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지켜야 합니다. 북한 인권문제 또한 인류의 보편적인 아픔으로 보고 이야기 해야 해요. 물론 북과 협력도 해야 되겠지만, 인권을 이야기 안 하면 그건 범죄에요. 윤 정부가 인권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걸로 봅니다.

개인적으로 만나 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께서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으세요. 선거때도 그래서 제가 관련 직책을 맡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북한인권 대사도 세우고 재단·박물관도 만들 계획입니다. 이미 공약집에도 들어가 있습니다. 파주 통일전망대에 기념탑도 만들 거에요. 죽어가는 북한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겁니다. 윤 당선인이 공약에 직접 넣어 주셨기 때문에 잘 하실 것 같아요.

현재 제가 탈북민 정착 관련 법안들도 많이 내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탈북민들의 영농·창업 관련 지원이 필요합니다. 또 트라우마 센터를 만들어서 그분들이 탈북하면서 겪은 상처에 대한 치유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북한사회가 법이 작동이 잘 안 되니까 탈북민들이 법에 대한 인식이 약해요. 법률교육 제도도 필요합니다, 전문변호사가 5~6년정도 법 지식을 확실히 교육해 주는 제도를 만들겁니다. 최소한 남한에서 인권침해 관련 사항 정도는 구제받을 수 있는 법 지식수준으로 교육시켜야 해요.”

지 집사는 "탈북민들을 이 땅에서 성공시켜 통일을 위한 인재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김석구 기자
지 집사는 "탈북민들을 이 땅에서 성공시켜 통일을 위한 인재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김석구 기자

-탈북민들이 남한에서 잘 정착해서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 군요.

“무엇보다 탈북민들을 이 땅에서 성공시켜야 하는 이유는, 북한을 위한 인재로 준비시켜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정말 중요한 사람들입니다. 지금처럼 방임하면 안 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기회를 주신 거에요. 이들을 신앙적으로도 챙겨서 바른 교회생활을 할 수 있게 하고, 일꾼으로 만들어서 통일시대에 북한을 위한 사람들로 만들어야 합니다. 북한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들로 키워야 합니다. 이들을 통해 통일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이분들에게 투자하는 것이 통일을 위한 최고의 투자에요.

그리고 이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면 한명 한명이 곧 북한선교를 위한 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한의 교회들이 이들을 챙겨줘야 합니다. 그들이 북한으로 돌아가서 ‘하나님이 나를 이렇게 만들어 주셨다’고 친구들에게, 가족들에게 이야기 할 거에요. 북한에서 그들이 전도하게 되고 기도모임이 만들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런면 에서도 탈북민들에 대해 아끼지 말고 투자해서 사람을 키워야 합니다.”

◇“지역교회 목사·성도들이 탈북민 가족처럼 도와주길 기대...하나의 교회 만들어 가는 일”

-앞으로 통일준비를 위해 한국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어떤 점들을 준비해야 할까요.

“해외에서는 난민들을 어떻게 정착시키는지 사례를 공부해 보니, 어느 나라는 각 지역에서 정부가 인정하는 5명을 선발해서 이 사람들과 난민을 한 팀으로 만들어 주는 제도가 있더라구요. 그 사람들이 난민을 맡아서 서로 인간관계를 쌓으면서 가족처럼 함께 살아갑니다. 계속 친구가 되어주면서 도와줘요. 직장이 필요하면 직장을 알아봐 주고, 창업을 하고 싶다면 정착금을 지원해 주는 등 사회에 녹아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도 탈북민들 그런 방식으로 교회 성도들이 도와줬으면 좋겠습니다. 각 지역 담임목사님이 보시기에 그 지역에서 탈북민 정착을 잘 도와줄 수 사람을 추천하고 정부와 협력해서 그 지역 한 사람의 탈북자를 돌봐 주는 것입니다. 탈북자들의 가족이 되어 주는 것입니다. 탈북민들은 대부분 남편·아내·시댁·친정이 없어요. 그래서 가정이, 정이 그리운 사람들인데 그들에게 인간적인 ‘라포’를 형성하고 잘 챙겨주고 가족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신앙적인 차원에서도 하나의 공동체, 함께 하나의 교회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요즘 국회의원으로서 주력하고 있는 활동은 어떤 것인가요.

“얼마 전 탈북민의 탈북을 돕는 과정에서 외국에서 처벌받는 것을 ‘국위 손상’으로 해석해 그들의 여권을 무효화 시키는 것을 방지하는 ‘여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 했어요. 최근 중국에서 탈북민을 돕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돼 현지에서 구금된 한국인 사업가의 여권을 우리 외교부가 무효화 시켜서 그를 기다리던 탈북민 6명이 도움을 받지 못하고 모두 체포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탈북민을 돕는 행위는 국내법은 물론 국제법상으로도 적법하고 정당한 행위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외교부는 현행 여권법에 예외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기계적으로 법을 적용해 탈북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대한민국 입국을 저해하고 있습니다. 탈북민을 앞장서서 보호해야 할 우리 외교부의 조치가 안타까워요. 이번 여권법 개정을 통해 탈북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강화하고, 불합리한 이중처벌을 막아 낼 것입니다.”

지난 1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경남하나센터 개소식'에 참석중인 지 집사. /지성호 페이스북
지난 1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경남하나센터 개소식'에 참석중인 지 집사. /지성호 페이스북

◇“바이든, 북한인권 위해 더 목소리 내야...국회 기도실서 ‘목발 기도모임’과 통일위해 기도”

-집사님은 전에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셨는데요. 현재 바이든 대통령의 북한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바이든은 북한 인권 문제에 있어서는 소홀한 것 같이 느껴집니다. 특히 미국은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인권을 소중하게 여기는 정부인데도 아직 북한 대사도 선임하지 않았어요. 미국이 북한 인권 문제에 있어 좀 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봅니다. 북한 정부는 항상 협상을 하면서도 뒤로 일들을 진행시켜요. 거짓말을 잘 하고 항상 말과 행동이 다르죠. 바이든이 이런 북한 정부의 본질을 명확하게 알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북한 정부와 협상도 해야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인권 문제에 있어 목소리를 더 강력하게 내 줘야 합니다.”

-평소에 전도도 많이 하시나요. 최근에 복음 전했던 사례가 있으시면 이야기해 주십시오.

“저는 전도를 불편하게 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을 괴롭히지 않아요. 가장 최근에는 불교집안 분이셨던 저희 의원실 직원 한 분이 세례까지 받았어요. 한 사람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가요.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사람 냄새가 나야 합니다.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데 어떻게 하나님 냄새가 나겠습니까.”

-국회에서 기도모임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목발 기도모임’이라는 10여 명이 모이는 기도모임과 ‘목발봉사단’이라고 하는 몇백명이 모이는 봉사단체를 청년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목발 기도모임은 ‘정말 북한가서 죽을 사람들만 오라’고 했는데 그런 청년들이 모여서 3회째 기도회를 하고 있어요. 이번달에는 국회 본관 기도실에서 기도모임을 가졌습니다. 탈북자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돼서 국회 기도실에서 청년들과 함께 기도하며 통일준비를 해 나가고 있습니다. 놀라운 일 아닙니까.”

지성호 집사는...
1982년 함경북도 회령시 출생. 북한에서 가난한 꽃제비로 지내다가 생활고로 석탄을 훔치는 과정에서 열차 바퀴에 깔려 한쪽 다리와 팔을 잃고 장애인이 됐다. 2006년 탈북해 우여곡절 끝에 생사의 고비를 넘기고 대한민국에 들어온 후 2010년 북한인권단체 NAUH를 설립하고 탈북민 수백 명을 구출했다. 2018년 1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트럼프 미국 대통령 국정연설에 참석해 북한 인권의 심각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 이후 21대 국회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선출 돼 현재까지 정치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민의힘 북한인권 및 탈북자·납북자 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고, 윤석열 당선인 캠프에서도 탈북민지원 및 북한인권정책 지원 본부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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