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구
이재구

‘우주’의 일반적 정의는 해수면 위 100km에서 시작하는 ‘카르만 선’ 너머다. 지금까지 약 600명의 ‘우주비행사’가 그곳을 다녀왔다. 미국·러시아·중국 우주비행사는 각각 ‘애스트로넛’(astronaut), ‘코스모넛’(cosmonaut), ‘타이코넛’(taikonaut)으로 불린다.

모두 자국 로켓과 우주선 기술로 이들을 지구 궤도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구 소련은 우주에서의 생존 가능성 위주로, 미국은 최고 엘리트 과학자 위주로 선발했다. 이젠 일반인도 민간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간다. 하지만 우주비행사로 인정받는 사람들은 여전히 국가 주도의 엄격한 우주비행 계획에 따라 훈련받고 우주선에 오른 지휘관이나 승무원들이다.

시계를 2008년 4월로 되돌리면 ‘한국 최초의 우주비행사’ 이소연을 만난다. 안타깝게도 "260억 원짜리 우주비행사 배출 쇼"라는 지적과 ‘먹튀’ 여론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그녀는 "후속 프로그램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굳이 두둔할 생각은 없지만, 실제로 지금까지 국가적 우주인 배출 사업은 없었다. 우주시대에 명함을 내밀려면 무엇보다도 자국 우주발사체(로켓) 기술이 있어야 한다. 2013년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는 러시아 액체로켓에 의존해 ‘자력 로켓 발사’란 구호를 무색케 했다. "한국 최초 우주비행사"와 "한국 최초 자력발사 우주로켓 나로호"를 볼 때 착잡해지는 이유다. 우주로 간 첫 중국인은 테일러 왕(1985)이지만, 중국과 세계는 2003년 자국 로켓·우주선으로 지구를 돈 양리웨이를 중국 최초의 우주비행사로 인정한다.

오는 6월 진정한 한국산 우주발사체의 첫단추를 꿸 ‘누리호’의 성공이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1961년 4월 12일 유리 가가린이 인류 첫 우주비행사가 된 지 61년이나 됐다. 제대로 된 ‘스페이스 코리아’의 명함을 내밀 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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