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실질적 설계자인 청주 출신 독립운동가 예관 신규식(1880∼1922) 선생의 순국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추진위원회는 7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인차리의 선생 초혼묘에서 창립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사진은 예관 신규식 선생(가운데). 신규식 선생 순국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제공.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연합
중국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실질적 설계자인 청주 출신 독립운동가 예관 신규식(1880∼1922) 선생의 순국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추진위원회는 7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인차리의 선생 초혼묘에서 창립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사진은 예관 신규식 선생(가운데). 신규식 선생 순국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제공.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연합

4월 11일은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일’ 기념일이다. 논란의 여지가 많다. 1989년까지 한국독립유공자협회 주관 기념식이 4월11일 열렸으나, 1989년 12월 30일 국가기념일로 승격된 이래 1990년 4월 13일 제71주년 때부터 정부가 주관해 왔다.

학계에 따르면 4월 11일은 상하이 임정 성립일, 4월 13일은 이를 국내외에 공표한 날이다. 그 외 ‘한성 임정정부 수립’(4월 23일)이나 ‘임시정부 통합’(9월 11일)을 기준해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기념일’로 삼자는 주장이 있었다. ‘굳이’ (상하이 임정수립일) 4월 11일을 복원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결정이다. "역사자료를 추가 발견했다"는 게 이유였다. 2019년부터 4월 11일은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축사하는 기념일이 됐다.

하지만 ‘상하이 임시정부’에 대한 학계 전문가들의 평가는 높지 않다. ‘상하이 임정=대한민국임시정부’ 논리 역시 무리다. 근·현대사와 관련해 시각이 크게 엇갈리는 학자들도 이 점에선 대체로 일치한다. 1919년 4월 성립된 ‘상하이 임정’이 일제시대 독립운동의 완전한 통합조직이자 콘트롤타워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3·1운동 이후 생겨난 국내외의 ‘임시정부’가 9개에 이르며, ‘한성 임정’과 러시아의 ‘대한국민회의’가 대표성 등 측면에서 더 권위를 주장할 수 있다는 관점도 있다.

‘4월 11일 상하이 임정수립일’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근거는 뭘까? 일단, ‘김구의 상징성’ 때문으로 보인다. ‘이승만의 대한민국’을 폄훼하는 데 가장 손쉬운 논리가 ’김구의 상하이 임정’이다. 김구를 한국현대사 최고 위인으로 삼는 것은 전혀 다른 논리적 배경에서 왔다. 박정희 및 전두환 대통령 시대 이래 ‘민족교육’의 필요성과 1980년대 본격화된 ‘민중사관’, 이 두 상반된 역사해석이 ‘각각의 필요’에 의해 ‘같은 선택’을 했다. ‘좌·우 합작품’ ‘불굴의 민족해방운동가’ 김구가 탄생한 것이다.

김구는 자유민주공화국 대한민국 건국에 비판적·비협조적이었다. 그의 ‘오로지 통일정부’론은 아름답고 이상적이지만, 당시의 국제역학 속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김구 뜻대로 됐다면, 전 세계 신생 독립국이 그랬듯 남북(좌우)합작정부 구성 후 조만간 공산화의 길을 걸었을 것이다. 실제 역사가 증명하는 바이기에, 결코 ‘무의미한 역사의 가정’이 아니다.

건국 이후 근·현대사 해석은 충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심각하게 대립된 방향으로 진전해 왔다. 그 결과, 대한민국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로 보는 관점이 크게 힘을 얻었다. 그 연장에 ‘1919년 건국’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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