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구세주예수성당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지리놉스키 자유민주당 당수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경호 요원이 핵 가방을 들고 뒤따른다. /유튜브 캡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 지도부가 핵전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부터 핵무기 증강을 추진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태세 경계 강화 지시가 미국의 개입을 억제하는 모습을 보며 중국지도부가 핵무기 개발 필요성에 더욱 확신을 얻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특히 미국의 대중(對中)압력이 더욱 고조됨에 따라 핵전력 증강에 ‘올인’하게 됐다.

지난 1월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중국은 서부 사막 지역인 간쑤성 위먼에 핵무기 저장 시설로 의심되는 ‘사일로’를 100개 이상 건설하고 있다. 이들 격납고 중 45곳의 임시 장막이 제거됐는데, "정보 노출에 민감한 작업이 끝났음을 시사한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이 밖에 중국 서부 지역의 다른 소규모 격납고 2곳에서 초기단계 작업이 진행 중이다. 위먼 인근의 미사일 격납고들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중국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DF)-41을 보관할 수 있는 규모로 전해졌다.

중국이 최근 핵전력 증강에 매진하는 것은 중국공산당 정부 전복 가능성의 두려움 대문으로 파악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정부 시절부터 강화돼 온 심리다. 미국이 대만에 대한 지원을 늘리면서 중국은 핵전력 증강의 필요성을 절감해 왔다. 중국에게 대만은 ‘자국의 일부’이나, 미국은 대만을 중국 견제의 전초기지로 본다. 즉 미중 군사적 대결을 촉발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최근 미국의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 추진에 대해 중국 측은 취소를 요구하는 등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

핵무기를 둘러싼 미·중의 경쟁이 세계를 미·소 냉전시대로 되돌려 놓을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만약 미국이 중국·대만 전쟁에 개입할 경우, 중국군은 일본과 괌을 비롯해 서태평양에 있는 미군 기지를 타깃으로 삼을 수 있다.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일대의 미군 기지를 중거리 핵미사일로 쓸어버리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미 군 당국은 내다봤다. 현재 중국 핵 탄두가 수백대로 추정된다. 러시아와 미국이 보유하는 4000여기보다 현격하게 적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에서 주말을 보낸 뒤 워싱턴DC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한 보좌관이 대통령 전용헬기에서 내린 뒤 핵무기 공격을 명령할 때 쓰는 핵가방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AP=연합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에서 주말을 보낸 뒤 워싱턴DC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한 보좌관이 대통령 전용헬기에서 내린 뒤 핵무기 공격을 명령할 때 쓰는 핵가방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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