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옵저버國 된 '팔' 자치정부, 정식 국가는 요원
유엔 옵저버國 된 '팔' 자치정부, 정식 국가는 요원
  • 최영재 기자
  • 승인 2018.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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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스라엘 주도 국제질서서 그나마 '절반의 성공'
세계사를 공부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 가운데 하나는 현재의 국제관계를 이해하는데 참고로 삼기 위함이다. 현재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에서 한국인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이 유대인과 이스라엘에 대한 역사이다. 미국의 국제정치를 주도하는 그룹이 바로 유대그룹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북핵 문제를 다루는 기본시각은 이스라엘의 국익에서 출발한다. 이스라엘의 적국인 시리아와 이란에 미사일 등 대량파괴무기를 수출하는 나라가 북한이기 때문에 북한 위협을 제거해야 하는 것이 미국의 대북정책 골간이다. 이런 차원에서 유대인이 정착해 나라를 만든 팔레스타인 지역에 대한 역사를 훑어봤다. <편집자주>
2012년 10월 29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이 비회원 옵서버 국가(non-member observer state) 지위 격상 결의안이 통과되자 기뻐하고 있는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수반(가운데)와 팔레스타인 대표단. AP=연합뉴스
2012년 10월 29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이 비회원 옵서버 국가(non-member observer state) 지위 격상 결의안이 통과되자 기뻐하고 있는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수반(가운데)와 팔레스타인 대표단. AP=연합뉴스
'힘의 국제질서' 대한민국은 왜 유엔서 반대표를 던졌나
유엔 옵저버국 승격을 자축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유엔 옵저버국 승격을 자축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현재 국제사회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승인 문제는 뜨거운 감자다.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를 결사반대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도 국제질서와 함께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승인에 대해서는 유보 상태다.

하지만 1988년 팔레스타인이 독립선언한 이후 일부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자치정부를 나라로 승인하고 있다. 2010년 12월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가 잇따라 국가로서 팔레스타인을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팔레스타인은 또 국제기구에 국가로서 가맹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워 2011년 9월 23일에 사상 처음으로 UN에 가맹 신청했다. 같은 해 10월 31일에는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 가맹국으로 승인되었다.

2014년 7월 19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스라엘의 시몬 페레스 대통령과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즉각 휴전할 것을 촉구했다. 연합뉴스TV 갈무리
2014년 7월 19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스라엘의 시몬 페레스 대통령과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즉각 휴전할 것을 촉구했다. 연합뉴스TV 갈무리

◇2011년엔 유네스코 정식 가맹

그리고 다음해인 2012년 11월29일 UN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옵서버 조직’에서 ‘옵서버 국가’로 격상시키는 결의안이 채택되어 UN에서 완전하지는 않지만 ‘국가’ 취급을 받게 되었다.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 신청과 ‘옵저버 승인’,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유보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유엔의 국가 승인은 국제사회에서 독립국가로서 지위를 유지하는데 결정적인 요소다.

이는 대한민국도 마찬가지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국내 좌익 학자들은 1919년 상해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의 건국이라고 보고 있지만, 국제사회 시각으로 보면 세계사를 모르는 엉뚱한 ‘자기 주장’일뿐이다.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 인정' 발언 후, 성탄 이브를 맞은 서안지구에서 산타 복장을 한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군이 머리를 맞대고 노려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 인정' 발언 후, 성탄 이브를 맞은 서안지구에서 산타 복장을 한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군이 머리를 맞대고 노려보고 있다.

◇건국은 국제사회 승인 받아야

건국 당시 상황을 보면 1947년 7월 제2차 미소(美蘇)공동위원회가 결렬되면서 미국은 한국 문제를 유엔에 상정했다. 1947년 11월 14일 유엔총회는 ‘유엔 감시하의 남북한 자유총선거에 의한 통일정부 수립’을 결의했다. 이승만과 한국민주당은 물론 김구와 한국독립당, 중도우파의 김규식 등도 모두 이를 환영했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 경축식.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 경축식.

하지만 38선 이북을 점령하고 있던 소련이 유엔한국임시위원단의 입북(入北)을 거부하면서 정국은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좌익 세력들은 남북한 총선을 반대하고 나섰고 남한의 김구와 김규식 또한 남북협상을 주장하며 이에 동조했다.

1948년 유엔 한국임시위원회 보고서.
1948년 유엔 한국임시위원회 보고서.

이에 스탈린과 김일성의 사주를 받은 남로당은 유엔 감시 하에 5월 10일로 예정된 총선거를 반대하는 폭동을 일으켰다. 남로당은 4월 3일 제주도에서는 총선을 무산시키려고 무장 봉기까지 일으켰다. 이런 난관에도 불구하고 5월 10일 제헌의회를 구성하기 위한 총선거가 실시됐다. 좌익 세력은 투표소와 경찰관서를 습격하고 난동을 일으켰다. 제주도에서는 폭도들의 준동으로 3개 투표소 가운데 2개 투표소에서 투표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선거인 등록자의 89.8%가 투표에 참여했다. 전체 유권자 대비 투표율은 71.6%에 달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투표율을 보더라도 경이로운 숫자다. 198명의 당선자 가운데 무소속은 85명, 독립촉성국민회 54명, 한국민주당 29명, 대동청년단 12명, 기타 18명이 당선되었다.

유엔위원단은 선거에 대해 “언론·출판·결사의 민주적 권리가 보장된 합당한 수준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실시된 이번 선거는 전체 한국 인구의 3분의 2가 거주하며 유엔위원단의 접근이 허용된 지역에서 유권자의 자유의사가 정확히 표현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1948년 12월 12일 유엔 총회에서 '대한민국의 승인'이 담긴 결의안 195호가 통과되자 기뻐하는 국무위원들. 국가공보처 기록물
1948년 12월 12일 유엔 총회에서 '대한민국의
승인'이 담긴 결의안 195호가 통과되자 기뻐하
는 국무위원들. 국가공보처 기록물

5·10 총선으로 구성된 제헌의회는 5월 30일 개원(開院)했다. 초대 의장은 이승만이 맡았다. 제헌의회는 바로 헌법 제정에 착수했다. 헌법은 7월 12일 국회를 통과, 같은 달 17일 공포됐다. 7월 20일 초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됐다. 이승만은 출석 196명 중 180명의 지지를 받아 초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1948년 8월 15일 중앙청 광장에서는 대한민국정부수립기념축전이 거행됐다. 이날 자정을 기해 신생 대한민국 정부는 미(美)군정으로부터 행정권을 이양 받았다. 1948년 12월 12일 제3차 유엔총회는 투표를 통해 대한민국을 유일한 합법정부로 승인했다. 찬성 41, 반대 6, 기권 1이라는 압도적인 지지였다.

유엔의 대한민국 승인은 6.25 때 유엔군이 참전할 수 있는 결정적인 근거가 됐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생존과 직결된 더없이 중요한 외교적 승리였다. 1949년 1월 1일에는 미국이 대한민국을 승인했다. 이듬해 3월까지 자유진영 26개국이 대한민국을 승인하고 국교를 맺었다.

2017년 3월 29일 아랍연맹 정상들이 요르단 사해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2국가 해법 지지를 재확인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2017년 3월 29일 아랍연맹 정상들이 요르단 사해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2국가 해법 지지를 재확인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중재-강경...미국의 팔레스타인 정책

미국정부는 1947년 11월의 팔레스타인 분할결의에 찬성하고 1948년 5월의 이스라엘건국과 UN 가맹을 지원했다. 이어 미국은 1948년 제1차 중동전쟁, 1956년 제2차 중동전쟁,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의 결과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예루살렘, 가자지구, 시나이반도, 골란고원을 점령하고 통치하는 것을 후원했다.

미국이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평화조약을 중재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입장은 친이스라엘 정책이다. 1947년의 팔레스타인분할과 1948년의 이스라엘 건국 이래 역대 미국의회・정부는 이스라엘의 존속을 우선시 하는 입장에서 팔레스타인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하마스의 로케트탄 공격에 아이를 안고 식탁 밑으로 몸을 숨긴 이스라엘 여인(왼쪽)과 트럼프의 '예루살렘 발언'에 성난 팔레스타인 시위대.
하마스의 로케트탄 공격에 아이를 안고 식탁 밑으로 몸을 숨긴 이스라엘 여인(왼쪽)과 트럼프의 '예루살렘 발언'에 성난 팔레스타인 시위대.

대한민국의 팔레스타인 정책도 미국의 기본적인 입장에 근거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건국도 유엔과 미국의 절대적 후원 아래 가능했고, 현재의 국가이익도 유대인이 주도하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압도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한민국 정부는 아직까지 팔레스타인을 정식 국가로 승인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의 UN 옵저버 국가 지위 획득 관련 총회 표결에서는 기권표를 던졌다. 한국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팔레스타인 지역의 유일한 합법적 대표기구'로서만 인지하고 있다.

이상주의와 명분론을 따르자면 한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승인할 수도 있겠지만 국제사회는 그런 곳이 아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서 한국은 철저하게 미국 입장을 따라야 한다. 더욱이 한국은 건국부터 철저하게 미국의 지원 아래 유지돼온 국가다. 한국인은 과거 이상론과 명분론에 치우쳐 국가대사를 망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한국인이 꼭 알아야 할 세계사는 ‘이상과 명분’이 아닌 ‘힘과 국가이익’으로 좌우되는 세계사와 국제질서다. <끝> 

sopulg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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