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예배 참여했던 지하교인 수십 명, 최근 체포돼 처형

북한 지하교인들의 모습. /순교자의소리
북한 지하교인들의 모습. /순교자의소리

최근 북한 정권의 기독교 탄압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옛 선교사들의 역사 유적지를 없애버리는 한편 비밀 예배를 드리던 북한 교인들에 대한 박해도 강화되는 분위기다. 

13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최근 북한 정권은 평양 보통강변에 조성한 고급주택구역인 ‘경루동’을 완공했다. 현지 소식통 등의 증언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진 이 건축물은 옛 평양외국인학교(PYFS)가 있었던 자리에 들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외조부와 부모가 과거 한반도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던 윌리엄 브라운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는 VOA에 “평양 경루동 고급 주택구역의 위치는 옛 선교사 자녀들이 공부했던 평양외국인학교가 있던 자리”라며 “2년 전까지 보존됐던 이 역사적인 건물 일부와 부지가 주택 건설로 영원히 사라져 매우 안타깝다”고 전했다. 윌리엄 브라운 교수의 아버지 조지 톰슨 브라운 선교사와 어머니 메리 하퍼 브라운 선교사 모두 평양외국인학교 출신이다.

1900년 문을 연 평양외국인학교는 1940년 폐교될 때까지 동아시아에 파송된 서구 선교사 자녀들이 유학했던 기숙학교였다. 예수원 설립자인 대천덕 신부를 비롯해 세계적인 복음전도자였던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부인 루스 그레이엄 여사도 이 학교 출신이다.

앞서 북한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지난달 25일 ‘선교사의 탈을 쓴 승냥이’라는 제목으로 “미국 선교사들은 우리나라에서 야수적인 만행을 서슴없이 감행했다”는 내용의 비난성 글을 게재 한 바 있다. 

또한 북한 지하교회를 돕는 선교단체인 미국 오픈도어스는 최근 북한에서 비밀 예배에 참여했던 지하교인 수십 명이 최근 체포돼 처형되고, 가족들은 정치범 수용소로 이송됐다고 알렸다.

북한의 내부 결속과 통제 강화를 위해 ‘기독교 지우기’를 더욱 강화하는 분위기다. 북한 정권이 지난 2020년 12월에 제정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이 법은 종교를 비롯해 모든 외부 문화 등 정권 유지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제거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데이비드 커리 미국 오픈도어스 회장은 올해 초 “북한 정권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으로 북한 기독교인들을 더욱 탄압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