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규형
강규형

사사키 로키라는 20살의 지바 롯데 마린스 투수가 4월 10일 오릭스 버펄로스와의 경기에서 13연속 삼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총 탈삼진 19개로 일본 야구 28년 만의 첫 퍼펙트게임이란다. 최연소 퍼펙트 기록이기도 하다. 궁금해서 그의 경기를 찾아봤다. 엄청난 경험이었다. 퍼펙트는 대개 야수들의 호수비와 행운이 따라줘야 가능하다. 그러나 그는 그냥 압도적으로 타자들을 윽박지르며 끝없는 삼진 행진으로 투구 수 105개로 끝냈다.

키 190cm 날씬한 체격에 앳된 얼굴로 직구 평균구속 159km/h, 최고구속 164km라는 무시무시한 강속구를 뿜어댔다. 더 놀라운 것은 흔히 포크볼이라고 불리는 스플리터(splitter) 변화구에서 보통 투수들의 직구구속인 144~149km를 뿌려대며 상대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이런 공은 치는 게 불가능하다. 삼진당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어쩌다 공을 겨우 때리는 타자들이 기특할 정도다.

사사키는 도호쿠 쓰나미 때 조부모와 아버지를 잃고 홀어머니와 살면서 야구를 했다. 고졸 후 바로 경기에 투입될 수 있는데도, 충분한 준비시간을 가졌다.코치진이 그를 ‘숙성’시킨 것이다. 이런 자세는 배워야 한다.

어려서부터 꽤 많은 국내외 야구경기를 본 필자도 이런 유형의 투수는 본 적 없다. 부상이 없다면 메이저리그도 평정할 재목이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수로 남을 수도 있다. 일본에는 이미 오타니 쇼헤이라는 투수·타자 겸업 괴물 선수가 있다. 사사키는 타자로서는 그를 따라갈 수 없지만, 투수로서는 오히려 그를 능가할 것 같다. ‘대마신’이란 별명으로 일본-미국를 호령하던, 같은 이름의 사사키 가즈히로의 수준은 이미 넘어섰다. 여기에 노련미와 커브 그리고 체인지업을 장착한다면, 난공불락의 투수가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세계야구의 새 역사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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