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역대 대통령 중 최초 ‘국제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 기념 성명 발표
케빈 스티트 오클라호마 주지사, ‘모든 형태의 낙태 불법화’ 새 법안에 서명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 성전환치료·성중립화장실 금지법 통과시켜

최근 비성경적 입장을 발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성경적 법안들을 통과시킨 케빈 스티트 오클라호마 주지사(오른쪽 위)·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 /연합·NBC·나무위키
최근 비성경적 입장을 발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성경적 법안들을 통과시킨 케빈 스티트 오클라호마 주지사(오른쪽 위)·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 /연합·NBC·나무위키

공개적으로 LGBT를 지지하고 트랜스젠더 관련 기념일에 성명을 발표하는 등 반 성경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미국 현직 대통령 바이든에 맞서 연방 주지사들이 낙태 불법화와 성전환 치료 및 성중립화장실 금지 등의 내용이 담긴 성경적 법안을 통과시키며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미 법안을 통과시킨 연방 주들 외에 십여개의 연방 주들도 비슷한 법안 제정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미국 연방 정부와 주들간의 ‘가치 충돌’이 더욱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국제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을 맞아 조 바이든 美 대통령은 트랜스젠더들을 지지하는 공식 성명을 이날 발표했다. 바이든은 이날 부통령 카말라 해리스와 함께 트랜스젠더 지지 입장을 밝히며 ”우리는 트랜스젠더 미국인이 미국을 더욱 번영하게 하고 활기차고 강하게 만든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이어 “국제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은 여러 세대를 걸쳐 미국과 전 세계의 트랜스젠더들이 권리를 위해 투쟁하고 활동한 용기를 기리는 날”이라며 “그들의 놀라운 업적은 수많은 트랜스젠더 개인에게 진실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전했다”고 했다.

바이든은 또 “성소수자 권리 운동의 최우선 입법 과제인 포괄적 차별 금지 법안, ‘평등법’ 통과를 의회에 요구했다”며 ”평등법은 주택, 교육, 공공 서비스, 대출 시스템에서 성소수자 미국인을 법적으로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성명은 종교 자유에 대한 실질적 위협 예고...국가 견해에 대한 모든 반대를 차별”

미국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기독교와 복음주의가 강세를 보이는 지역인 '바이블 벨트'. 이 지역의 교회 출석률은 미국 전체의 평균 수치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나무위키
미국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기독교와 복음주의가 강세를 보이는 지역인 '바이블 벨트'. 이 지역의 교회 출석률은 미국 전체의 평균 수치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나무위키

이같은 바이든이 반 성경적 입장과 행보에 미국 기독교계 지식인층들은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며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들를 내고 있다. 

14일 미국 크리스천헤드라인스에 따르면 기독교 세계관을 장려하는 미국콜슨센터의 회장이자 기독교 라디오 ‘브레이크 포인트’의 진행자인 존 스톤스트리트는 “바이든의 ‘국제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 기념 성명 발표는 정치와 성별에 관한 새로운 진보적인 기준선을 밝히는 것 이상으로, 종교 자유에 대한 새롭고 실질적인 위협을 예고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부모들에게 ‘자녀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은 자녀를 안전하고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일들 중 하나’라고 주장하는 비디오를 발표하기도 했다”며 “국가 권위의 선과 부모의 권위를 훨씬 뛰어넘을 뿐만 아니라, 성경의 언어를 빌어 하나님의 형상을 성별 불쾌감의 혼란과 잘못 혼동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랜스젠더 이념은 거짓 희망을 약속하고 오히려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사람들에게 해를 끼친다”며 “정부군과 연방 부처가 이 이념을 진전시키기 위해 전용될 때, 종교의 자유는 위태롭고 취약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고 했다.

그는 “최근 바이든 행정부의 선언들은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을 의도하는 국가의 견해에 대한 모든 반대를 차별할 뿐만 아니라, 해를 끼치려는 의도”라며 “기독교인들은 새로운 정권이 떠들 때마다 인간, 성, 그리고 종교의 자유에 대한 진리를 버릴 수 없다. 명확하고 용기 있게 우리 자녀들을 가르치고, 제도를 만들고, 남성과 여성, 섹스, 결혼, 그리고 자유에 대한 진실에 기초하여 필요한 모든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지사들은 성경적 가치 살려...애리조나·아이다호·오클라호마주 등 ‘낙태불법화’ 법안 통과

최근 모든 형태의 낙태를 불법화하는 새 법안인 ‘상원법안 612’에 서명한 미국 오클라호마 주지사 케빈 스티트. /미국NBC 화면 캡처
최근 모든 형태의 낙태를 불법화하는 새 법안인 ‘상원법안 612’에 서명한 미국 오클라호마 주지사 케빈 스티트. /미국NBC 화면 캡처

미국 현직 대통령의 이같은 반 성경적 행보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국에 희망은 있다. 최근 연방 주지사들이 성경적 법안들을 통과시키며 미국의 기독교적 가치를 다시 부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각) 미 오클라호마주 공화당 주지사 케빈 스티트는 모든 형태의 낙태를 불법화하는 새 법안인 ‘상원법안 612’에 서명했다. 이 법에 따르면 앞으로 오클라호마주에서 시행되는 모든 낙태시술은 중범죄로 간주되며, 최고 10년 징역형과 1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단, 산모의 목숨을 살리기 위한 긴급수술이 필요할 때는 예외로 둔다.

크리스천포스트(CP)는 이날 “오클라호마 케빈 스티트 주지사가 상원법안 612에 서명하면서 ‘미국에서 가장 생명을 존중하는 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고 소식을 전했다. 이날 서명식에는 친생명단체인 ‘오클라호먼스 포 라이프’, 남침례회 총회, 오클라호마시 로마가톨릭대교구 및 기타 기독교계와 임신자원센터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이번 법안은 의회를 통과한 지 90일이 되는 다음 달부터 유효하며, 미국 역사상 거의 50년 만에 가장 강력한 낙태금지법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친 생명단체인 ‘수잔 B. 앤서니 리스트’ 대표 마조리에 대넨펠서는 “오클라호마주가 ‘태어나지 않은 어린이’와 그 어머니를 보호하는 강력한 보호 조치 중 일부를 제정해 앞으로 연간 3,800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작년 연방대법원에서 낙태를 제한하는 텍사스주의 낙태금지법을 파기하지 않은 이후, 미국에서는 최근 낙태금지법을 제정하는 주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엔 애리조나주가 임신 15주 이후 낙태금지를, 아이다호주가 임신 6주 이후 낙태금지를 법안으로 통과시켰다. 사우스다코타주와 테네시주도 병원에서의 낙태수술을 막기 위한 규제와 함께 2회 이상 병원 치료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법안도 통과시킨 바 있다.

◇앨라배마주, 성전환치료·성중립화장실 금지...플로리다외 12개주는 동성애교육 금지법도

제 54대 앨라배마 주지사 케이 엘렌 아이비(Kay Ellen Ivey II). /나무위키
제 54대 앨라배마 주지사 케이 엘렌 아이비(Kay Ellen Ivey II). /나무위키

반 성경적인 동성애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한 성전환 치료와 성중립 화장실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들도 미국 연방 주에서 통과됐다.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는 지난 8일(현지시각) 미성년자에 대한 성전환 치료를 금지하고 화장실과 탈의실을 생물학적 성별로 구분하도록 한 법안에 서명했다. 이들 법안의 목적은 주 전역에서 어린이를 보호하고 상식을 증진하기 위함이다.

법안 ‘SB184’는 의사들이 어린이를 상대로 사춘기 차단제와 호르몬을 처방하고 성전환 수술을 하는 것을 범죄로 규정한다. 미성년자에게 금지된 수술로는 거세, 정관 절제술 및 자궁 적출술 등이 포함된다. 법안 ‘HB322’는 공립학교에서 화장실, 탈의실 및 샤워실을 생물학적 성별로 구분하도록 요구한다.

앨라배마주 의회는 “미성년자에게 호르몬 차단제를 처방하는 것은 골밀도 감소 등 수많은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미증명의 과학’”이라고 이번 법안 통과 이유를 밝혔다. 아이비 주지사도 성명서를 통해 “아이들은 인생을 바꾸는 결정을 내릴 만큼 충분히 성숙하지 않다”며 “우리는 아이들이 삶의 취약한 단계에 있을 때, 생명을 바꿀 수 있는 급진적인 약물과 수술로부터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비 주지사는 “특히 오늘날의 사회적 압력과 현대 문화로 우리 젊은이들이 직면한 매우 현실적인 도전들이 있다”며 “주님께서 당신을 소년으로 지으셨다면 당신은 소년이고, 당신을 소녀로 지으셨다면 당신은 소녀라고 굳게 믿는다”고 성경적 가치를 강조했다.

한편 미국 플로리다주가 학교에서 동성애 관련 교육을 금지하는 법을 도입한 이후, 여러 다른 주에 비슷한 움직임이 확산 중이다. 미 공영 라디오 NPR에 따르면 플로리다주가 학교 내 동성애 교육 금지법을 제정한 데 이어 앨라배마·오하이오·루이지애나·텍사스주 등을 비롯한 최소 12개 주가 비슷한 법안을 제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의 구체적 내용은 주마다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학교에서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을 주제로 한 커리큘럼을 사용하거나 이를 토론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애리조나주에서는 학교 커리큘럼을 개정해 성 정체성이 아닌 생물학적 성에 관한 내용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했고, 아이오와주에선 성 정체성 관련 교육을 할 때는 반드시 부모의 서면 동의를 받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또 미주리·인디애나·켄터키주에서는 공립학교에서 성·성적 다양성에 대한 교육을 금지하고, 오클라호마주에선 학교 도서관에 성이나 성적 활동에 초점을 맞춘 서적을 두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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