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 치매환자 뇌세포 성장 촉진·타우단백질 감소

/게티이미지뱅크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성분명:실데나필)’가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혈관확장 효과가 있는 비아그라 복용을 통해 뇌로 가는 혈류량을 늘려 뇌세포의 노화 및 감소로 인한 치매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7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 유전체 의학 연구소의 청페이슝 교수 연구팀은 700여만 명의 의료보험 급여 자료를 통해 비아그라 사용자와 비사용자 치매 발생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비아그라를 사용한 사람은 치매 발생률이 69% 낮았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비아그라의 주성분인 실데나필은 혈관을 확장하고 혈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해당 성분이 뇌혈관 혈류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 왔다.

연구팀은 줄기세포 배양으로 치매 환자 뇌세포를 만들어 시험관에서 비아그라에 노출한 결과, 뇌세포 성장이 촉진되고 치매 관련 뇌 신경세포의 비정상 단백질인 ‘타우’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혈압이나 2형 당뇨병, 관상동맥 질환 등 치매 위험과 연관이 있는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이 비아그라를 사용할 경우 치매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아울러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도 비슷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비아그라 외에도 그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혈압약 로사르탄이나 딜티아젬, 당뇨약 메트포르민, 글리메피리드 등 사용자와의 치매발생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비아그라 사용자의 치매 예방 효과는 로사르탄 사용자보다 55%, 메트포르민 63%, 딜티아젬 65%, 글리메피리드보다 64% 우월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비아그라는 화이제 제약에서 개발한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다. 혈관 주위 근육을 이완시키는 원리로 혈관을 확장한다. 본디 폐동맥 색전증 등 심장 및 순환계 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약이었다. 임상 과정에서 심장 질환 치료 효과는 미미했으나 환자에게 발기가 일어나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견됐다. 이후 발기부전 치료제로 사용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화이자는 실데나필을 물질특허 등록하고 특허 유효기간인 20년 동안 이 약으로 미국 제약업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비아그라는 전문의약품이고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돼있어 의사의 처방 없이는 구매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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