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즈 페스타' 26일 개막...웅산·말로 등 대표 뮤지션 총출동
전문가 설명 곁들인 토크 콘서트 진행...교회음악 영향 준 점도 주목

2020 서울 재즈 페스티벌. 노들섬에서 열린다.
2020 서울 재즈 페스티벌. 노들섬에서 열린다.

‘2022 서울 재즈 페스타’가 열린다(4월 26일~5월 1일, 용산구 노들섬 복합문화공간). 사단법인 한국재즈협회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2011년 유네스코 지정 ‘세계 재즈의 날(4월 30일)’을 기념한다. 국내 대표 재즈 뮤지션들이 총출동, 무려 엿새 간 펼치는 전야제인 셈이다. 올해엔 웅산·말로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재즈 보컬리스트, 재즈 1세대부터 3세대 현역 뮤지션이 어우러진 여러 앙상블을 만날 수 있다.

유사랑·혜원·조해인 등 최근 주목받는 재즈 보컬리스트의 음악, 그리고 이를 전문가 설명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토크 콘서트(26~28일)가 있는가 하면, 제19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보컬 음반’ 부문을 수상한 마리아킴 지휘로 최정상급 보컬(허성·김민희·허소영·한석규 등)이 함께 하는 무대도 있다.

19세기 말~20세기 초 미국 뉴올리언스 아프리카계 미국인사회에서 유래해 유럽계 음악과 어울리며 전통음악·대중음악 사이에서 발전한 음악의 한 형태, 이게 일반적인 재즈의 정의다. 그러나 ‘재즈는 정의하기 어렵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재즈는 1800년대 중반 유럽계 미국인 음악인들에 의해 클래식음악의 문맥에서 재해석되기 시작했다. ‘유럽음악사’나 ‘아프리카 음악’ 같은 독자적 전통의 관점에서 재즈를 정의하거나, 그런 정의 자체의 확대를 주장하는 흐름이 있다.

재즈 관련해 할 수 있는 설명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것은, ‘인류가 체험한 모든 음악 유산의 궁극적 융합’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아프리카 음악이 서구와 만나, 남미와 유럽 등 다양한 지역의 토착(민족)음악과 결합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우리나라 트롯이나 국악 역시 재즈에 또 하나의 이채를 더 하는 요소가 될지 모른다.

재즈의 가장 주된 특징은 역시 ‘즉흥성’이다. ‘즉흥적 상호작용 및 협동’이 재즈의 큰 특질이자 매력이다. "자유롭게 (연주)하면서 의미를 발명한 게 재즈의 본질이자 약속"(로버트 크리스토퍼)이란 표현에 모든 게 함축돼 있다. 즉흥연주는 흑인노예들의 노동요에서 온 일종의 민속음악(블루스) 영향이 강하다.

재즈가 교회음악에 영향을 준 점 또한 기억할 만하다. 찬송가를 비롯해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종교적인 음악에 스며든 것이다. 세속적인 재즈 뮤지션들이 때때로 자신들 레퍼토리의 일부로 찬송가를 재즈풍으로 연주했다.

‘흑인 가스펠’ 음악에서 영감을 얻거나 빌려온 명곡들이 많다. 2차 대전 이후엔 처음부터 종교적인 배경 및 표현으로 작곡된 재즈 작품도 등장한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위상이 급상승하면서, 재즈는 미국적 음악으로서 서유럽에 소개됐다.

세계대전 후 경제적 정치적 어려움을 겪던 서유럽, 그들의 ‘미국적인 것에 대한 관심’ 중 하나가 ‘재즈 라이브’ 공연이었다. 이후 유럽 나름의 재즈 스타일을 만들어 간다.

한편,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이 정도의 재즈뮤지션들을 가지게 된 배경에 ‘미국 기지’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미8군 밤무대’는 재즈뿐 아니라 우리나라 대중음악 전반의 역량과 다채로움이 배양되던 ‘가려진 인큐베이터’였다. 오늘날 세계 널리 사랑받는 ‘한류’의 ‘전사(前史)’에 속한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