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형사재판소(ICC) 카림 칸(중앙) 검사장이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 도시 부차를 방문해 민간인 매장 현장을 살피고 있다. 이달 초 러시아군이 물러간 부차에선 학살된 것으로 보이는 수백 구의 민간인 시신이 발견됐다. /로이터=연합
국제형사재판소(ICC) 카림 칸(중앙) 검사장이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 도시 부차를 방문해 민간인 매장 현장을 살피고 있다. 이달 초 러시아군이 물러간 부차에선 학살된 것으로 보이는 수백 구의 민간인 시신이 발견됐다. /로이터=연합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제대로 된 무기를 공급한다"고 밝혔으며,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역시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해 군사적·경제적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8억 달러(약 9800억원) 규모의 군사원조를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등 최고위급 인사가 우크라이나 현지를 직접 방문해 지지를 표명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에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시설을 공격할 경우, 지금까지 자제했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등의 지휘센터을 타격하겠다고 러시아가 경고했다. 지금까지 키이우 등에 대한 공격을 자제해 왔다는 게 러시아 측 주장이다.

서방 측을 항한 러시아의 위협 발언 수위는 더 높아졌다.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이동 중인 미국·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운송 수단들을 적법한 군사 표적으로 간주하겠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국방부 대변인는 1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 내 시설에 대해 파괴공작을 펴거나 타격하려는 시도를 보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와 남부에 화력을 집중하는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및 군사 장비 지원을 크게 늘리자 러시아가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마리우폴에서 해상 부두가 나치 조직인 ‘아조프 연대’에게서 완전히 해방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이날 러시아 해군의 흑해 선단을 이끄는 순양함에서 폭발이 발생하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각각 "우리 우크라이나군에 의한 격침" "화재 때문에 발생한 단순 폭발사고"라며 팽팽히 맞섰다.

러시아가 반격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하원 의원 398명을 추가로 러시아 입국금지 대상에 포함시켰으며, 캐나다 상원의원 87명에겐 개인 제재를 부과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 ‘특별군사작전’에 대한 ‘북한의 전적인 지지’를 거론한 점도 주목된다. "북한의 이런 입장을 러-북 양자관계 발전과 한반도 및 동북아의 안보 문제 관련한 (러시아의) 입장 결정에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주(駐)러 북한 대사관이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개최한 기념행사에서 밝힌 내용이다.

한편 러시아에 위협을 느낀 중립국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 또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안보 불안이 커지는 폴란드와 발트 3국(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 대통령들 또한 키이우 인근의 보로단카를 방문해 "테러 행위"라고 러시아를 규탄하며 한목소리를 냈다. "러시아 측 주장도 경청하고 그들 나름의 ‘출구전략’을 모색하도록 해야 한다" "러시아가 완전히 궁지에 몰릴 경우의 후과를 따져보자" 등의 지적은 세계적으로 몇몇 학자 전문가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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