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후보 르펜 "나토-러 관계 회복 희망···무기 제공 반대"
마크롱 '바이든 발언' 비판 "제노사이드 표현 주의해야"

프랑스 대통령선거 결선에 진출한 에마뉘엘 마크롱(위) 대통령과 마린 르펜(아래) 국민연합(RN) 후보, 두 사람은 지난 10일(현지시간) 1차 투표에서 1·2위(각각 27.6%, 23.4% 득표율)를 차지해 24일 결선에서 맞붙게 됐다. /AP=연합
프랑스 대통령선거 결선에 진출한 에마뉘엘 마크롱(위) 대통령과 마린 르펜(아래) 국민연합(RN) 후보, 두 사람은 지난 10일(현지시간) 1차 투표에서 1·2위(각각 27.6%, 23.4% 득표율)를 차지해 24일 결선에서 맞붙게 됐다. /AP=연합

프랑스 대선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각 후보의 외교 노선에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겨루는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 간의 관계회복을 바란다고 밝혔다. 이른바 ‘중도 마크롱’ ‘극우 르펜’ 식의 표현이 일반적이지만, 누구나 완전히 동의하는 표현은 아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후 평화조약을 수립하면 바로 나토-러시아 간 전략적 관계회복을 요구하겠다." 로이터 통신이 르펜 후보의 13일(현지시간) 기자회견 내용을 전했다. "러시아가 중국과 너무 가까워지는 것을 막는 방안"이란 설명이다.

2017년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직접 만나고, 소속 정당에 대한 러시아 대출을 받기도 했던 르펜 후보는 대표적 친러 인사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거리를 둬왔지만, 이날 발언에서 변화가 감지됐다.

르펜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관한 질문을 받자, 방어와 정보 지원을 계속하겠지만 직접적 무기 제공엔 반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갈등이 고조되면 여러 나라가 군사적으로 뛰어들게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유럽연합(EU)엔 남겠으나 미국 주도의 나토 통합 군지휘체계에선 이탈하겠다"는 게 르펜 후보의 입장이다. 독일과의 관계에 대해선 "가까운 관계가 유지되길 바라지만 양국 간 전략적 차이 때문에 군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제무대에서 리더십을 발휘함으로써 정치적 논쟁은 피하며 ‘대통령다운 이미지’를 만들왔다는 평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제노사이드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등 서방 세계의 분열을 초래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한다.

"지금 벌어지는 일은 미친 짓이며, 믿을 수 없이 잔인하다. 나는 이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재건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싶다." 마크롱 대통령의 프랑스 2 TV 인터뷰 내용이다.

이어 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람들을 "형제 같은" 존재들에 비하며, ‘제노사이드’ 용어사용에 주의하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말로 긴장을 높이는 것은 현 상황의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반응했다. "러시아 지도부의 노골적 발언과 러시아군의 범죄 행위에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제노사이드를 인정하지 않아 실망이다." 마크롱 대통령과 대조적으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제노사이드’란 용어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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