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잃은 그들에게 약은 처방할 수 있지만, 새로운 삶은..”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치료한 후 기도해 주고 있는 사마리안퍼스 파견 의사. /사마리안퍼스 유튜브 캡처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치료한 후 기도해 주고 있는 사마리안퍼스 파견 의사. /사마리안퍼스 유튜브 캡처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하겠어요. 고향을 잃고 아무것도 없이 이곳에 온 거잖아요. 약은 처방할 수 있지만, 새로운 삶은 처방할 수 없어요.“

지난 12일 사마리안퍼스 코리아(Samaritan's Purse Korea)에 현지상황을 밝힌 우크라이나 파견 의사 존 포츠씨는 이같이 말했다. 포츠씨는 “처음에 사람들이 왔을 때 기숙사에 많은 아이들이 있고 그 중에 아픈 아이들이 많다고 했다”며 “아이들은 급성 호흡기 질환이나 급성 위염을 앓고 있었다. 그래서 사마리안퍼스는 아이들을 치료했고 그들의 부모님들은 정말 기뻐했다”고 전했다. 

초교파적 복음주의 기독교 재단인 사마리안퍼스를 통해 최근 우크라이나에 파견된 간호사 티파니 더켓씨는 “두 아이의 엄마가 있었다. 그중 한 살짜리 아이는 기관지염이었다”며 “우리는 필요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었고, 해열제도 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마리안퍼스를 통해 자신의 아이가 치료를 받았다는 피란민 어머니 빅토리아 샘버스카씨는 “저희 애들은 열감기가 심했다”며 “의료진들 덕분에 질병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었고, 필요한 치료도 공급 받았다. 여기 계신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돌아간다”고 했다.

사마리안퍼스 의료진에게 치료를 받은 환자 조슈 펄슈코브씨도 “이것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라며 “사마리안퍼스 그리고 사마리안퍼스 의료진들은 우리나라에 정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사마리안퍼스를 통해 처음 해외 의료 파견을 나온 한 젊은 남자의사는 “의료 파견이 처음이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가늠할 수 없었다. 그래서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며 “첫 번째 환자는 60-70대 남자분이었는데 가슴 통증이 있다고 말씀하셨고, 땀이 많이 나면서 몸인 안 좋다고 했다. 심장마비가 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응급처치를 하는 동시에 구급차를 불렀고 그 환자를 몇 분 안에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주 어린 아이들부터 나이 많은 어르신들까지, 우리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진료한다”며 “피난 기차에서 22시간 동안이나 서 있었던 85세 할머니 한 분을 진료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렇게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지만, 대부분 그저 같은 처지의 실향민들일 뿐이다”며 안타까워 했다. 

함께 파견 나온 한 젊은 여자의사도 “우리는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의 실향민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그곳에 의료 서비스가 필요했기 때문에 ‘티어1’ 병원을 배치해 사람들을 돕기로 했다”고 했다. 

사마리안퍼스를 찾아온 한 현지 우크라이나 피란민은 “저희 이모는 무사히 데리고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집을 떠나지 않겠다고 하셨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사마리안퍼스를 통해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을 돕고 있는 중년의 한 의사는 “저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 이곳에 왔다. 그들은 아무것도 없다. 당신이 돕지 않으면 아무도 돕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정말 고마워한다”며 “몇몇 환자들은 저를 보면서 ‘하나님께서 당신을 보내셨네요’라고 한다. 그게 정말 중요하다. 저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사마리안퍼스는 ‘우크라이나 긴급대응 후원하기’ 캠페인을 계속 진행 중이다. 후원참여는 단체 홈페이지(samaritanspurse.or.kr/donations/ukraine-response)를 통해 가능하며, 후원금액은 '5만원', '10만원', '15만원' 혹은 ‘금액직접입력’ 중 선택해 참여할 수 있다. 후원금은 긴급재난대응팀을 통해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식량·거처·의료 등 긴급한 도움을 주는데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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