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문제' 귀막은 文 대통령, 이게 진정 나라인가?
'납북자 문제' 귀막은 文 대통령, 이게 진정 나라인가?
  • 더 자유일보
  • 승인 20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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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전격 석방된 한국계 미국인 3명이 현지시간으로 10일 오전 2시43분(한국시간 10일 오후 3시43분)께 전용기편으로 미국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 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 환영나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내외(뒤쪽)와 함께 비행기 트랩을 내려서고 있다. 앤드루스 공군기지(미 메릴랜드주) AFP=연합뉴스
북한에서 전격 석방된 한국계 미국인 3명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오전 2시43분(한국시간 10일 오후 3시43분)께 전용기편으로 미국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 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 환영나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내외(뒤쪽)와 함께 비행기 트랩을 내려서고 있다. 앤드루스 공군기지(미 메릴랜드주) AFP=연합뉴스
時論/ 도 희 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

어제 새벽 미국 앤드류 공군 기지에서는 대단한 광경이 벌어졌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새벽시간 긴 여행 끝에 미국 땅에 도착한 한국계 미국인 3인에 대한 환영인사로 직접 항공기 안으로 들어가 이들 일행을 정중히 맞이했다. 수년간 고통의 시간을 보낸 한국계 미국인들의 무사 귀환을 환영하기 위해 활주로에는 두 대의 소방차를 이용해 초대형 성조기를 펼치고 외국 귀빈용 레드카펫이 깔린 비행기 계단까지 준비해 두었다.

또한 새벽 시간임에도 취재 허가를 받은 200여명 이상의 기자들이 앤드류 기지에 집결하여 생중계로 취재했다. 미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석방자들이 환한 표정으로 V자를 그려 보이는 모습에서 자랑스런 미국시민의 긍지를 보는 것 같았다. 부럽기도 하고, 대한민국 정부는 뭐하고 있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10여 년 전 중국에서 북한으로 납치된 전 인민군 군관 강건 씨의 생사를 알려달라는 청원운동을 벌이고 있는 국제엠네스티. 홈페이지 캡쳐
10여 년 전 중국에서 북한으로 납치된 전 인민군 군관 강건 씨의 생사를 알려달라는 청원운동을 벌이고 있는 국제엠네스티. 그는 우리 정부가 보호해야 할 한국인이다. 홈페이지 캡쳐

더욱 놀라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3인을 가리켜 위대한 사람들이라고 추켜세우며 오늘은 특별한 밤이라고 언급한 것이었다. 이들 3인이 북한당국에 의해 억류된 죄목을 들여다보면 하나같이 적대행위와 간첩혐의를 받은 것이었다.

심지어 2015년에 체포된 김동철 목사는 경제특구인 나진선봉 구역에서 북한의 비밀자료가 들어있던 USB를 넘겨받다가 체포되어 노동교화형 10년을 선고받은 사람이었다. 북한 입장에서는 명백한 범죄자 신분이었음에도 그들은 위대한 사람이라는 영웅칭호와 함께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2004년 8월 중국측 두만강변에서 북측 요원들에 의해 납치된  탈북자 출신 한국 국적자 진경숙 씨(25. 왼쪽)와 그의 가족.
2004년 8월 중국측 두만강변에서 북측 요원들에 의해 납치된 탈북자 출신 한국 국적자 진경숙 씨(25. 왼쪽)와 그의 가족.

6.25전쟁 당시 끌려 간 수만 명의 민간인 납북자, 국군포로들은 말하지 않겠다. 이미 대한민국 정부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을 강건, 진경숙과 같은 납치피해자, 김정욱, 김국기 등의 억류자들은 한국정부가 하지 못한 북한인권, 신앙과 관련된 활동으로 북한에 체포돼 생사조차 알길 없다.

그러나 어디서도 이들은 위한 움직임을 찾을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다. 적국 입장에서는 죽여도 시원찮을 간첩죄를 저질렀어도 자국 입장에서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게 일반적인 나라의 반응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적국에서 덧씌운 혐의를 그대로 인정해버리고 구명마저 포기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정부의 대응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는 이번 미국인 3명 석방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김대중 정부부터 항상 해왔던 변명들은, 남북한의 화해 분위기를 훼손시키지 않기 위해서 국군포로, 납북자, 억류자 문제는 거론하기 곤란하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대결이나 긴장국면에 하지 못하는 이야기라면 대화국면에서라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언제까지 범죄자, 인질범들의 눈치나 보며 그들의 처분에만 목을 매야한단 말인가?

그리고 회담의 분위기를 흐린다는 이야기는 도대체 어느 나라 정부의 이야기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일본과 미국이 북한과 회담을 할 때 분위기를 흐릴까 지레 걱정하며 자국민 안전과 귀환을 요구하는 말조차 꺼내기 꺼려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2014년 2월 27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김정욱 선교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4년 2월 27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한국인 김정욱 선교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것을 변명이라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언급하는 정부를 어찌 우리의 정부라 말할 수 있나? 그러고도 정부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보고 부랴부랴 우리도 억류된 사람들의 석방을 요구했다고 구차하게 변명하고 있다. 전 세계가 지켜봤던 소위 ‘판문점 선언’ 그 어디에도 대한민국 정부가 억류된 자국민을 위해 애썼다는 흔적이 없다. 참으로 정부의 행보는 지나가는 소가 웃을 비겁함 그 자체다.

모름지기 한나라의 지도자란 자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는 게 가장 중요한 덕목임을 이번 사건을 통해서 우리는 분명히 보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일본의 아베 총리조차 줄기차게 자국민의 귀환을 위해 애쓰고 있다. 이것이 정상적인 국가의 정상적인 지도자 모습이다.

2015년 6월 23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남한 선교사 김국기 씨의 무기징역 선고 모습.
2015년 6월 23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남한 선교사 김국기 씨의 무기노동교화형(무기징역) 선고 당시의 모습.

이참에 북한 김정은의 태도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지적하고 싶다. 같은 민족이라는 한국인의 몸값과 철천지 원수의 나라 미국인의 몸값이 왜 다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입으로는 ‘우리 민족끼리’라고 하면서 대한민국에게는 단 한 번도 진정한 사과나 송환 등을 행한 적이 없다. 금강산 박왕자 사건, 연평도 포격, 천안함 폭침조차 남한 탓만 했다. 그 어떤 최소한의 유감조차 표현한 적이 없는 것이 북한이다. 이런 북한을 상대하며 온갖 퍼주기만 몰두한 정권이 우리국민을 위해 제대로 보상받은 게 하나라도 있는가?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 요미우리 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인 납북자'에 관한 질문항목이 있었는데도 이 문제에 대해선 단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않고 '일본이 납북자' 문제만 얘기했다.

파문이 일고 있는 문 대통령의 이런 태도에 비춰, 그는 차라리 일본으로 건너가 정치를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선 결코 있을 수 없는 처신이기 때문이다.

미국, 일본과 비교하여 한국 납치피해자 숫자는 몇 만 배의 차이가 있다. 그런데도 한마디 말도 못 꺼내는 정부는 우리의 정부일 수 없다. 여론조작으로 국민 눈을 속일 수 있을지언정 국민 눈앞에 드러나는 진실은 결코 가릴 수가 없음을 알아야 한다.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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