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재
김원재

현재 국회에 국위 선양 대중문화예술인을 ‘예술 요원’으로 편입해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그런 가운데 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최근 국회를 상대로 BTS 병역문제를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요청해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래서인지 공정과 평등에 가치를 두고 있는 2030 청년들 사이에서도 BTS의 병역 면제를 두고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BTS의 병역면제를 찬성하는 측은 BTS가 현재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국위선양을 하고 있다는 점, 국가대표 선수가 메달을 획득하면 병역면제를 받는 체육계와의 형평성 문제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잘 알다시피 BTS는 빌보드 1위를 수차례하는 등 외국에 K팝을 알리고 있는 대표적인 글로벌 스타이다.

BTS의 병역면제를 반대하는 측은 세계적인 인기의 척도가 너무 막연하다는 점, 국가대표와는 다르게 BTS는 자신들의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 활동한다는 점, BTS의 병역면제를 허용하면 앞으로 무수히 많은 병역면제 사례가 생길 우려가 있다는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양측의 입장 모두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있어 병역법 개정안을 처리해야 하는 국회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하지만 국위선양 병역면제 시스템의 근본적인 틀을 고친다면 문제는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 있다.

기존 국위선양 병역면제 시스템을 보면, 야구의 경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병역 면제를 받는다. 그러나 상대 국가 대부분이 프로는커녕 사회인 야구 수준의 선수들을 내보내고 있어, 사실상 아시안 게임에 출전만 하면 대부분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면제를 받는다.

반면에 복싱 경우는 상대 국가 선수들이 대부분 세계 정상급으로 구성돼, 메달을 획득해 병역면제를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한마디로 현재 시스템에서도 심각한 공정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논란에 대한 해결책은 ‘결과가 아닌 과정’에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국위선양 병역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특정 메달을 획득할 경우 병역면제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소집돼 훈련하거나 대회에 출전한 일수만큼 실제 복무기간에서 차감시켜주는 시스템이다. 예술계도 인기 척도가 아니라 국가행사 등에 출연한 경우 체육계와 마찬가지로 출연한 날짜에 비례해 복무기간에서 차감시켜 주면 된다.

이렇게 시스템을 고친다면 체육계와 예술계의 형평성 문제, 막연한 기준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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