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연탄 가격 급등으로 건설업계의 귀한 몸이 된 시멘트가 가격인상 열차에 올라탔다. 17일 서울시내의 한 시멘트공장에 시멘트 수송용 트럭과 열차가 세워져 있다. /연합
국제 유연탄 가격 급등으로 건설업계의 귀한 몸이 된 시멘트가 가격인상 열차에 올라탔다. 17일 서울시내의 한 시멘트공장에 시멘트 수송용 트럭과 열차가 세워져 있다. /연합

국내 시멘트 시장점유율 1위인 쌍용C&E가 공급가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삼표·성신양회·한일현대·아세아 등 여타 시멘트 업체들의 가격 줄인상이 예상된다. 특히 시멘트값 인상은 레미콘 가격을 끌어올려 결국 아파트 분양가 상승이라는 도미노로 이어질 전망이다.

쌍용C&E는 17일 지역별 중소 레미콘 업체들로 구성된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와 1종 시멘트의 공급가격을 톤당 9만800원, 슬래그 시멘트를 톤당 8만3000원으로 인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각각 기존의 톤당 7만8800원, 7만1900원에서 15.2%, 15.4% 오른 가격이다.

쌍용C&E는 지난 2월 레미콘 업계에 1종 시멘트값의 18% 인상안(톤당 9만3000원)을 제시했지만 연합회와의 협상 과정에서 당초보다 2200원 낮아진 가격에 합의했다. 인상된 가격은 5월 출하량부터 적용된다.

쌍용C&E는 연합회에 이어 유진·삼표·아주 등 대형 레미콘사가 소속된 한국레미콘공업협회와도 추가 협상을 추진할 예정이다. 쌍용C&E 관계자는 "레미콘 업계 역시 원자잿값 상승의 고통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한국레미콘공업협회와도 연합회와 유사한 인상률로 타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업계 1위가 총대를 메면서 나머지 시멘트 제조업체들도 다음 주부터 가격 인상 협상에 본격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시멘트 가격 인상은 제조원가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의 폭등 때문이다. 실제 국제 유연탄 가격은 세계 3대 유연탄 수출국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의 물류가 막히면서 지난해말 톤당 125달러에서 최근 330달러까지 2.6배나 뛰었다.

특히 시멘트값 인상으로 레미콘 가격의 연쇄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올 1월 삼표산업이 경기 양주 채석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로 골재 채취가 중단되면서 골재 수급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여기에 유류비와 시멘트값 상승이 겹쳐 레미콘 가격도 두 자릿수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시멘트·레미콘 등 건설자재 가격 인상은 결국 공사비와 아파트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위기 상황에 대비해 정부 차원에서 평시에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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