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권이 닻을 올리기도 전에 물이 새고 있다. 지방선거 공천 잡음이다. 누가 봐도 원칙을 무시한 결정. 그 변명은 더 얼토당토않다. 벌써부터 깨지고 터지는 소리에 국민들은 착잡하다. 새 여권이 겨우 0.7% 승리에 취해 오만하다. 이미 밀어닥치고 있는 거대야권의 거친 공격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걱정이다.

국민의힘은 강원지사 선거에 황상무 전 KBS앵커를 공천했다. 그러나 각종 여론 조사에서 상당한 차로 앞서던 김진태 전 의원을 ‘1차 심사(컷오프)’에서 떨어뜨린 것은 문제다. 여론조사는 당의 중요한 공천심사 요소다. 대선 후보 결정 때도 마찬가지. 왜 강원지사 후보 결정에서 여론조사를 무시하는가? 적어도 두 사람을 경선토록 했어야 마땅하다.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에게도 앞서는 김 의원에게 경선 기회조차 주지 않은 것은 당의 횡포라는 것. 객관성이 터무니없이 모자란다는 비판이 높다

공천관리위원회는 "과거 김 전 의원의 일부 발언들이 국민통합을 해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5·18 사태를 강력 비판했던 공청회를 개최했다는 것. 진정 사실이라면 국민의힘은 존재할 가치와 이유가 없는 정당이다. ‘5·18’이 무슨 성역인가? 국민이든 의원이든 왜 평가하지 못하는가? 정당한 비판을 보수우파 정당이 왜 문제 삼는가? 당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비겁한 짓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김 전 의원은 공청회에 참석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수년 전 일을 꼬투리 잡아 공천에서 떨어뜨리는 것은 억지다. 그는 대선 때 당의 ‘이재명비리 검증특위위원장’을 맡았었다. ‘5·18’이 그렇게 겁난다면 왜 위원장을 맡겼는가? 이제 와서 공천은 안 된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러니 윤석열 당선인 뜻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황 전 앵커가 윤석열 캠프 언론전략기획단장을 맡았던 터라 무리한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누군들 윤 당선인과 친분이 없겠느냐?"고 공관위는 변명한다. 유치하다. 국민을 우습게 본다.

총리부터 장관까지 후보자들에 대한 비판이 상당하다. 정권교체 열망과는 동떨어진 인사라는 지적. 이런 지방선거 공천이라면 국민들은 아예 등을 돌린다. 경선을 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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