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허무는 文 대통령의 ‘종족 민족주의’
한미동맹 허무는 文 대통령의 ‘종족 민족주의’
  • 김영호 교수
  • 승인 2018.05.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과 병렬형 안보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일본은 한미연합사와 같은 더욱 통합된 미일방위체제를 구축하려고 하고 있다. 이런 국제적 추세와 달리 유독 한국의 문재인정부만이 한미연합체제를 허물고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려고 하고 있다. 그 이유가 궁금하고 그런 발상이 어디서 나오는지 의문이다.

◇일본, 한미연합사 같은 통합된 미일방위체제 원해

전작권을 반드시 전환해야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상은 ‘종족적 민족주의적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작권을 한국이 단독으로 행사하는 것이 과거 노무현대통령이 주장했던 것처럼 마치 빼앗긴 군사주권을 되찾아오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듯하다.

2017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은 베를린 연설에서 “통일은 쌍방이 공존공영하면서 민족공동체를 회복해 나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설은 그의 의식 구조 속에 ‘종족적 민족주의’가 얼마나 뿌리 깊게 박혀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강조하는 ‘시민적 민족주의’(civic nationalism)와 달리 ‘종족적 민족주의’(ethnic nationalism)는 혈연과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는 민족을 강조한다. 2018년 4월 27일 발표된 ‘판문점 선언’을 보면 ‘민족’과 ‘겨레’라는 말이 10번 이상 되풀이되면서 북한이 선전하는 ‘우리 민족끼리’와 ‘민족공조론’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종족적 민족주의’에 바탕을 둔 베를린 연설과 판문점 선언은 ‘민족’을 앞세워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위협 인식을 마비시키고 우리의 적이 누구인지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5월 11일 문재인대통령은 평양에서 공연한 남측예술단 초청 청와대 오찬에서 “우리(남북한)는 하나다”라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는 남북한이 정치체제 측면에서 “우리는 서로 다르다”는 점을 망각하고 기능주의 방식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서 체제의 이질성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기능주의적 방식은 체제의 동질성이 확보된 상태에서나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지 남북한처럼 이질적 체제 사이에서는 뚜렷한 한계점을 갖고 있다. 지난 남북관계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통일은 ‘종족 민족주의’ 아닌 정치체제 선택 문제

통일은 ‘종족적 민족주의’가 말하는 것처럼 ‘민족통일’이 아니라 우리가 한국의 자유민주주의체제 하에서 살 것인지 아니면 북한의 전체주의체제 하에서 살 것인지를 결정하는 정치체제 선택의 문제다. 종족적 민족주의 관점에 서게 되면 남북한 사이에 존재하는 정치체제 차이점이 가려져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북한 위협에 대한 안보의식도 마비되고 만다.

더욱 큰 문제는 종족적 민족주의적 인식이 한국의 군사·외교 정책을 ‘반외세(反外勢)적 노선’으로 몰고가는 데 있다. 그 반외세의 대상은 바로 미국이다. 이런 반외세적 경향이 군사적 자주권을 주장하면서 문재인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작권 전환’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이렇게 보면 문재인정부의 대북 및 외교정책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잇는 ‘종족적 민족주의 노선’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동맹국이면서 자유민주주의체제를 가진 선진국들 중 미국과 전작권을 공유하고 있지 않는 나라는 이 세상에 없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럽의 나토(NATO) 29개 회원국은 미군이 맡고 있는 나토 총사령관에게 군사작전 계획 수립과 집행의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와 일본의 경우도 미국과 군사동맹을 맺고 공동으로 군사작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나라의 어느 지도자도 자국이 군사주권을 훼손당했다고 국민을 선동하지 않고 전작권 환수를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미국과 군사동맹을 맺고 전작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것이 국가안보를 튼튼히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방비 부담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력의 한계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현실주의 관점에서 국가안보를 추구해야 한다는 이러한 인식은 ‘종족적 민족주의 관점’에서 보면 자주적이지 못하고 외세의존적이어서 극복되어야 대상이 된다.

◇문 대통령 종족민족주의는 반미친중이 기조

문재인정부는 자주노선을 내세워 미국으로부터는 전작권을 환수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중국에 대해서는 외교적 굴욕을 감수하고 있다. 2017년 10월 31일 중국과 ‘3불(不) 합의’가 발표되었다. 중국은 미국이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응하여 주한미군과 한국민을 보호하려고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자 한국에 경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차원에서 사드보복조치를 취했다. 문재인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중국이 요구한 ‘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사일방어체제(MD) 참여 불가,’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라는 ‘3불’(不)에 합의해 주었다.

이 합의는 중국이 한국의 군사주권을 침해한 것이 분명하다. 미국과 전작권 문제에서는 자주와 군사주권을 강조하는 문재인정부가 중국의 군사주권 침해를 용인하는 자가당착(自家撞着)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종족적 민족주의’의 관점에서 보면 전혀 모순된 것이 아니다. 그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식 속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종족적 민족주의는 중국보다는 미국을 반외세의 주요 목표로 삼고 있고 ‘반미친중’(反美親中)을 그 정책 기조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왕도적 패권국가, 중국은 패도적 패권국가

미국은 패권국가지만 그 패권의 성격은 ‘왕도적’(王道的)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탈린의 소련과 히틀러의 독일에서 보는 것처럼 ‘패도적(覇道的) 패권국가’는 상대 국가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강압적으로 다룬다. ‘3불’(不) 합의를 강요한 중국도 패도적 패권국가에 해당된다.

이와 달리 미국은 영향권 내에 있는 국가들과 타협과 합의를 중시하고 패권질서 내에서 생겨나는 이익을 공유하는 ‘왕도적 패권국가’다. 1948년 건국 이후 한국이 미국의 패권질서 하에서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은 정치발전과 경제적 번영을 이룩할 수 있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북핵 위기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미중 패권경쟁이 가속화되고 국제정치의 불확실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전작권 문제를 종족적 민족주의 관점에서 벗어나서 현실주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시켜 확고한 대북한 억지체제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kyh2018@jayoo.co.kr

더 자유일보 일시 후원

“이 기사가 마음에 들면 후원해주세요”

  • ※ 자유결제는 최대 49만원까지 가능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