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회사를 ‘상장 폐지하겠다’는 트윗을 올려 미국에서 집단소송을 당한 가운데,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머스크가 고의로 테슬라를 상장폐지할 자금을 확보했다는 ‘거짓진술’이 담긴 트윗을 올렸다’고 본 것이다.

17일(현지시간) 경제매체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이 사실은 집단소송을 낸 테슬라 주주들의 변호인이 15일 밤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드러났다. 주주들은 이에 따라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머스크 측이 기밀 사항으로 여기는 증거와 관련돼 있어서 아직 공개되진 않았다.

앞서 2018년 8월 머스크의 두 문장짜리 트윗이 있었다. "테슬라를 주당 420달러에 비상장 회사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자금은 확보됐다." 테슬라 주가가 순식간에 급등하는 등 미 증시에 혼란이 왔다.

그러나 머스크는 3주 뒤 이 트윗 내용을 백지화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머스크를 증권사기 혐의로 기소했으나 이후 머스크 및 테슬라와 합의를 봤다. 하지만 일부 테슬라 주주들은 머스크와 테슬라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머스크의 사기로 손해를 봤다는 주장이다.

이번 소송의 배상액은 최대 120억 달러(약 14조7000억 원)에 달할 수 있는데, 실제 2억6000만∼3억8000만 달러(약 3200억∼4670억 원)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트위터를 상대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선 머스크가, 이를 막으려는 트위터 이사진을 상대로 온라인 여론전을 펼치는 중이다.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회사를 떠난 뒤 이사회는 회사 주식을 거의 소유하지 않고 있다. 이사회의 경제적 이익이 주주와 일치하지 않는다." 16일 머스크의 트윗이다.

트위터 이사회는 머스크의 인수 시도에 ‘포이즌 필’ 전략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M&A 대상이 된 기업이 대규모 신주를 발행하거나, 기존 주주들에게 싼값에 지분을 추가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렇게 되면 M&A에 나선 쪽의 지분 확보가 어려워진다.

앞서 ‘표현의 자유’를 위해 트위터를 비(非)상장사로 만들겠다는 머스크의 구상이 공개됐었다. "이번 제안은 최선일 뿐 아니라 최종적인 것"이라며 머스크가 분명한 입장을 밝힌 상태다. 현재 그는 트위터 지분 9.1%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