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일성 생일(4월 15일)을 기념해 개최하는 '제32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이 10일 온라인으로 시작됐다. 축전은 외국 예술가들이 보낸 공연 영상을 '조선예술' 웹사이트나 조선중앙TV에 방영하는 방식으로 오는 20일까지 진행한다. 조선중앙TV가 10일 방영한 중국동방연예집단의 공연 모습. 조선중앙TV 화면. /연합
북한이 김일성 생일(4월 15일)을 기념해 개최하는 '제32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이 10일 온라인으로 시작됐다. 축전은 외국 예술가들이 보낸 공연 영상을 '조선예술' 웹사이트나 조선중앙TV에 방영하는 방식으로 오는 20일까지 진행한다. 조선중앙TV가 10일 방영한 중국동방연예집단의 공연 모습. 조선중앙TV 화면. /연합

‘다이어트’는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보편적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배고픔을 달래던 과거와 달리 먹거리가 풍요로워진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다이어트’는 본래 식단(食單)이란 뜻의 영어 ‘diet’에서 왔다. 우리말로 ‘식이요법’이다. 불어난 체중을 줄이는 것은 기본이고, 건강한 체질, 보기좋은 체형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엔 단순 살 빼기를 넘어 건강을 살피는 올바른 다이어트 방법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북한에서 ‘살 빼기’는 보기 드문 일이다. 한국에서 다이어트에 해당하는 ‘살 빼기’를 ‘몸 까기’, ‘살찌다’를 ‘몸이 나다’로 표현한다. 단어 ‘몸’은 주로 사람에게 쓰고, ‘살’은 동물에게 붙여 사용한다. 북한엔 ‘다이어트’ 용어나 개념 자체가 없다. 일반주민 대부분 마른 체형을 가지고 있다. 신체에 꼭 필요한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관련 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대북 제재가 이어지면서 북한의 식량난은 더욱 심해졌다. ‘몸이 깠네’ 보다 ‘몸이 났네’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이유 역시 경제적 빈곤에서 비롯된 것이다.

다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김정은을 비롯한 일부 고위직 간부들에게 ‘몸 까기’는 꽤 통하는 편이다. 북한의 ‘로동신문’만 봐도 금방 알아챌 수 있다. "간부동지들 몸 까기 좀 해야겠다"는 이들을 향한 북한주민의 농담 반 진담 반 야유 섞인 표현이다. 예컨대 ‘몸 좋다’란 ‘간부 감’을 아울러 부르는 표현에 해당한다. 즉, 북한에서 살 빼기의 대상은 평소 영양분을 과다 섭취한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셈이다. 따라서 북한에선 불어난 체중을 줄이고 건강한 체형을 유지하려는 ‘다이어트’가 아닌, 의사의 처방전 또는 민간요법을 일컫는 ‘식이요법’이란 단어가 주로 사용되며, ‘조선중앙TV’를 통해 북한주민에게 간간이 소개되곤 한다.

이처럼 ‘몸 까기’와 ‘살 빼기’의 동의어인 다이어트는 경제적 상황에 따라 남과 북이 서로 다르게 해석하고 인식한다. 풍족한 삶을 영위하는 남한의 일반 국민에게 ‘살 빼기’(다이어트)가 일상 속 건강을 위한 식단 조절의 형태로 발전돼 왔다면, 일부 특정인(엘리트)들에게만 해당될 북한의 ‘몸 까기’는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주민에겐 선망이자 원망의 대상일 뿐이다. 향후 남과 북이 ‘다이어트’를 또 어떤 형태로 받아들이고 인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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