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한국 이어 세번째...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

빈센트 반 고흐가 사랑한 도시, 프랑스 아를에 세워진 이우환미술관에 이우환의 작품이 공개됐다. /ufanlee 인스타그램
빈센트 반 고흐가 사랑한 도시, 프랑스 아를에 세워진 이우환미술관에 이우환의 작품이 공개됐다. /ufanlee 인스타그램

한국 현대미술 거장 이우환(85) 화백의 이름을 건 미술관이 프랑스 아를(Arles)에 들어섰다. 일본(2010)과 한국(2015)에 이어 세 번째이다.

18일 스튜디오 이우환 누리집과 AFP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남부 도시 아를 베르농 호텔에 이우환미술관이 15일(현지시간) 개관했다. 16~18세기에 세워진 베르농 호텔(3층·객실 25개)은 일본인 유명 건축가 안도 다다오(安藤忠雄)의 협조로 완성됐다. 이우환미술관 역시 안도 다다오가 설계했다고 한다. 이 화백의 조각과 설치작품(약 10점), 회화(약 30점) 등을 공개했다. 이 화백은 이곳을 ‘삶의 공간’(a place of life)이라 불렀다.

유서깊은 도시 ‘아를’에 자기이름을 담은 미술관을 가진다는 것, 화가로서 큰 기쁨이고 영예다. ‘아를’은 로마의 초대황제 아우구스투스에 의해 개발돼, 정치적 중심지이자 무역의 중심지로 번성했던 곳이다. ‘프랑스의 로마’로 불릴 만큼 로마제국 유적이 많다.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가 사랑한 도시이기도 하다.

현대인에게 ‘아를’을 친숙하게 만든 결정적인 인물이 고흐일 것이다. ‘아를의 여인’ ‘해바리기’ ‘밤의 테라스’ 등 고흐의 작품에 ‘아를’의 흔적이 뚜렷하다. 또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현대건축물 루마 아를(Luma Arles)도 있다. 이 모두가 고대·중세·현대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도시 ‘아를’의 매력이다.

1936년 경남 함안 태생인 이우환은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연작에서 보듯, ‘최소한의 붓 터치’ ‘여백의 미’를 살리는 추상미술 작가다. 서울대 미대를 중퇴한 뒤 주로 일본에서 활동했다. 한국 생존 화가 중 작품가가 가장 높다. 국내 미술시장에서 특히 MZ세대들에게 대표 ‘블루칩’으로 통한다. 작년 8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1984년 작품 ‘동풍’(East winds)이 31억 원에 낙찰됐다.

빈센트 반 고흐가 사랑한 도시, 프랑스 아를에 세워진 이우환미술관. 2010년 일본과 2015년 한국에 이어 세 번째이다. 이곳에서 이우환의 조각과 설치작품·회화 등 다양한 작품들이 공개됐다. /ufanlee 인스타그램
빈센트 반 고흐가 사랑한 도시, 프랑스 아를에 세워진 이우환미술관. 2010년 일본과 2015년 한국에 이어 세 번째이다. 이곳에서 이우환의 조각과 설치작품·회화 등 다양한 작품들이 공개됐다. /ufanlee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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