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고물'된 풍계리 폭파쇼에 트럼프는 아직 '장밋빛'
이미 '고물'된 풍계리 폭파쇼에 트럼프는 아직 '장밋빛'
  • 도널드 컥 워싱턴 특파원
  • 승인 2018.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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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CVID 수용 않을 것" 비판적 시각 많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미북정상회담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의 긴장과 대치국면이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그러나 김정은이 미국이 요구하는 정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이번 미북정상회담이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장담해도 그간 북한과 맺어왔던 합의를 보면 이번 상황에 대해서도 역시 회의적이지 않을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미북정상회담에 대해 확신과 기대를 가지고 있는 이유는 미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Mike Pompeo)와 김정은이 구체적인 수준의 미북정상회담 준비를 마쳤고 비핵화 의미를 둘러싼 큰 의견 차이가 어느 정도 좁혀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John Bolton)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협상 시, 비핵화에 따른 미국 측 보상에 있어 상당히 강경하게 나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강경파 측의 주장답게 미국은 “모든 핵무기의 폐기와 핵 시설 폐쇄를 포함한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이상 어떠한 협상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볼턴은 비핵화를 이행한다는 것은 모든 핵무기를 해체하여 미국 테네시주(Tennessee)에 있는 오크리지(Oak Ridge) 국립연구소로 가져와 시스템적으로 완전한 폐기절차를 거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오크리지 국립연구소는 미국의 핵과 원자력 연구단지이며 미 에너지부가 지원하고 있는 연구소이다. 볼턴이 주장하는 비핵화 과정은 미국의 핵 전문가들이 방북하여 모든 핵 탄두를 해체하고 미국까지 운반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볼턴은 더 나아가 비핵화 합의 약속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북한 측이 모든 핵 및 미사일 관련 시설을 전면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미북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어떤 식의 합의를 이끌어낼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다. 그동안 북한이 모든 핵 관련 합의를 준수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김정은이 다를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인가? 김정은이 ‘핵 보유국’으로서의 국제적 지위를 얻으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이번 회담의 결과 역시 불투명하다.

◇영변 핵시설은 한 마디도 안 꺼내는 김정은

김정은이 완전한 비핵화 이행을 회피하고 있다는 근거 중 하나는 평양에서부터 북동쪽에 위치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풍계리 핵실험장으로 외신 기자들을 불러 폭파하는 현장을 공개하겠다고 했으나 주요 핵 시설이 있는 영변 핵 실험장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영변 핵실험장은 평양에서 북쪽으로 9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김정은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풍계리 실험장은 지난 6번의 모든 핵 실험이 단행된 곳이지만 현재로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지난 해 9월, 역대 최고 강도로 강행된 6차 핵실험으로 대부분의 시설은 붕괴되었고 주변 산자락 및 핵 실험 터널 역시 큰 손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은 두 개의 핵 실험 터널 중 한 곳은 전혀 손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핵 실험을 하기에는 안전하지 않은 상태이며 사실상 실험이 불가한 상태로 알려진다. 지난 해 실험으로 상당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엄청난 강도로 인한 진동이 전역에 퍼졌다.

외신 기자들을 초청하여 폐쇄 현장을 공개하겠다는 것은 김정은이 의도적으로 40-60 여개의 핵 탄두를 실질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영변 핵실험장에 대한 관심을 외부로 돌리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정은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외부에 공개한다는 것 외에는 비핵화에 대한 어떠한 구체적인 사항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김정은은 실질적인 효력이 있는 국제적인 합의보다 대중들을 대상으로 보여주기 식, 연출에 치중하고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외 세 명의 한국계 미국인들을 석방한 것 역시 보여주기 식 퍼포먼스(performance)로 해석될 수 있다. 이들은 폼페이오 장관이 미북 정상회담 일시와 장소를 확정 짓기 위해 두 번째 방북했을 때, 석방되어 함께 고국인 미국으로 돌아갔다.

◇北이 미국인 3명을 풀어준 저의

석방 이후, 대중들은 김정은이 처음 그들을 감금했을 때의 악랄했던 기억은 잊었다. 누구도 세 명의 미국인들이 왜 하필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무장관과 함께 전용기를 타고 돌아왔는지, 비판적인 물음을 던지지 않는다. 그들의 감금 명목이 왜 ‘체제전복 행위’에서 선교 활동과 관련된 ‘적대적 행위’로 바뀌었는지 의문을 던지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앤드루스 공군 기지로 석방된 미국인 세 명을 직접 마중 나갔을 때, 김정은의 인도적인 행위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세 명의 미국인을 영웅이라 칭했고 김정은의 결정에 대해서 매우 깊은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을 때,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는 것이나 세 명의 인질을 석방하는 것과 같은 보여주기 식 행동으로만 일관할 수 있을까?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김정은이 진지한 협상과 협의에 임해야 할 때가 아닌가.

아직 어떠한 상황도 확신하기가 어려운 가운데 탈북 외교관이자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인 태영호 씨는 “북한의 최종 목표는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핵 보유국으로서의 국제적 지위를 인정받는 것이다” 라고 밝혔다. 

donald@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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