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모
연상모

중국에서는 시진핑이 올해 말과 내년 초에 당총서기와 국가주석을 3연임을 할 수 있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그의 3연임은 그간의 관례를 깨는 무리한 조치이다. 시진핑은 3연임을 실현시키기 위해, 국내외적으로 ‘유능하고 강력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보여주려 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정책은 국내적으로 제로코로나정책과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의 우위 확보이다.

첫째로, 제로코로나정책을 보기로 하자. 중국 정부는 2020년 초 우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했을 때부터 강력한 봉쇄정책을 채택해 왔고, 코로나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0년 중반 중국 내 코로나 확산이 잦아드는 시점에 코로나의 ‘중국 책임론’을 ‘중국 공헌론’으로 막아 왔다. "중국 인민의 힘든 노력이 세계 각국의 전염병 방제를 위한 소중한 시간을 벌어줬고 중요한 공헌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양 각국에서 코로나가 확대되자, 중국 정부는 중국식의 사회주의체제가 여타 서양국가들의 체제보다 훨씬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중국의 업적은 시진핑 주석의 위대한 치적으로 국내적으로 홍보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전염력이 강한 오미크론의 확진이 확대되자 중국은 상하이, 선전 등과 같은 대도시들을 전면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상하이는 2600만 인구의 세계 최대 규모 글로벌 도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강력한 도시 봉쇄를 통한 제로코로나정책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봉쇄정책으로 인해 중국의 경제상황이 악화된다는 데 있다. 시진핑에게 바람직한 선택은 이제 유효하지 않은 제로코로나정책을 포기하는 것이다. 중국 지식인들은 시진핑이 방역노선을 친히 지휘하고 있으며, 자신의 권력만을 생각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제로코로나정책을 자신의 치적으로 선전하여 온 그로서는 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그럴수록 중국의 경제와 코로나 방역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둘째, 중국 정부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미·중 전략적 경쟁에서 잘 버티고 나아가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미·중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시진핑의 강력한 지도자상 확립에 필수적이다. 이 목표를 위해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하려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중국은 자국이 러시아를 적당히 지원하면서 미국을 적절히 견제할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즉, 우크라이나사태로 인해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2개의 전선을 맞아 중국에 대한 견제가 약화될 수밖에 없고, 중국은 러시아를 지원하면서 중·러 협력을 통해 미국을 함께 견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외의 일이 두 가지 발생했다. 하나는 우크라이나가 예상한 것보다 러시아를 잘 막아내면서 사태가 장기화 되고 있고, 다른 하나는 미국과 유럽국가들이 러시아에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거나 대러시아 경제제재를 위반할 경우, 미국의 강력한 견제를 당할 것이고 유럽국가들로부터도 따돌림을 당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중국을 바라보는 유럽의 시선이 완전히 달라졌다. 중국은 유럽에 ‘현존하는 실체적 안보 위협’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유럽과의 관계개선에 공을 들여온 중국으로서는 매우 아픈 부분이다. 시진핑은 우크라이나문제로 미국과 유럽과의 관계에서 앞으로도 큰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종신 집권을 하겠다는 시진핑의 생각은 체제의 경직성을 초래하고, 그 결과 중국을 국내정치와 대외정책에서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견제받지 않는 시진핑의 권력은 중국을 넘어 전 세계에 과연 어떤 결과를 몰고 올지, 주목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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