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김용식

더불어민주당이 트레이드마크인 ‘내로남불’로 새 정부 출범도 전에 발목잡기에 나섰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석열 당선인에게 인사 검증의 기준을 밝히라며, 총리 후보자와 국무위원 후보자들에게 문재인 정부가 적용한 인사 검증 7대 기준은 기본 원칙이고 엄격한 잣대로 검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송곳 검증’을 예고했고, 정호형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아빠 찬스’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앞세우며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는 "윤석열 정부의 실질적 2인자, 문고리 소통령에 의한 국정농단의 위험한 징조"라며 "암 덩어리가 되기 전에 깨끗이 도려내야 한다"라는 억지 논리를 펴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에게 후보자 지명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며 청문회 보이콧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원내대표가 앞서 말한 문재인 정부 인사 검증 7대 기준은 병역면탈, 탈세,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논문표절 5대 원칙에 음주운전과 성범죄를 더해 7개의 원천 배제 기준으로 내세웠던 것들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민주당 출신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을 했던 이들이 성범죄로 구속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벌어졌다.

또 문재인 정부 초기 인사청문 대상이던 112명 중 76명이 본인들이 정해둔 7대 기준에 미달했으며,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 강행한 장관 인사는 총 31명이었다. 이는 역대 최다로 노무현 정부 3명, 이명박 정부 17명, 박근혜 정부 10명 등 세 정부 사례를 다 합친 30명보다 1명이 더 많았다.

엔데믹(전 지구적 유행이 끝나가는 상황), 엔재인(문재인 정부가 끝나가는 상황?) 시대에 대한민국 새 정부에게 주어진 과제가 많다. 인사청문회란 고위 공직에 지명된 사람이 공직을 수행해 나가는데 적합한 업무능력과 인성적 자질을 갖추었는지를 국회에서 검증받는 절차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파트너가 될 총리와 국무위원들은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그 능력을 검증해야 한다. 이들의 인사청문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본인들이 만들어 놓고 지키지도 못했던 인사 원칙을 들먹이며 새 정부를 압박하는 꼴이 여전히 민주당스러운 ‘내로남불’이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부끄러운 사례를 명심하고 더 이상 억지와 떼쓰기로 새 정부 발목잡기를 그만둬야 한다. 그 대신, 그동안 잊고 지냈던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