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이 장애인들의 대표인양 이미지 실추시켜”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 앞에 놓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컨테이너(오른쪽) 옆으로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가 설치한 컨테이너가 놓여 있다. /연합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장애인 정책에 반발하며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장애인단체들이 비판하고 나섰다. 전장연이 전국 장애인들을 대변하는 듯 행동하면서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장애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애인의 날인 20일 전장연은 인수위 장애인정책 브리핑에 대해 입장을 발표했다. 전장연은 "인수위가 브리핑한 장애인 정책은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기는 커녕 21년째 외치고 있는 장애인들의 기본적인 시민권을 보장하기에 너무나 동떨어지고 추상적인 검토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에 전장연은 21일 오전 7시부터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2호선 시청역·5호선 광화문역 세 곳에서 집회를 진행키로 했다.

이에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한국교통장애인 협회는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 전장연이 농성장으로 사용해 왔던 컨테이너 인근에 또 다른 컨테이너를 설치했다. 컨테이너에는 ‘이룸센터 정상화를 촉구하는 계영배(戒盈杯·가득 채우면 넘치는 잔) 하우스’라는 현수막이 부착됐다.

장애인 복지와 권리를 주장하는데 있어 넘침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란다. 이들은 그간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진행한 전장연에 대해 "비상식적 시위 행태는 그간 장애인 인권과 복지, 인식개선에 앞장선 모든 이들의 노력을 훼손시키고 왜곡시킨다"며 "전국장애인을 대변하는 듯 행동하는데 국민들에게 장애인의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21일 오전 국회의사당역 4번 출구 앞에서 지하철 시위 중단 촉구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달 29일 인수위와의 면담 이후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일시적으로 중단한 전장연은 매일 삭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는 전장연이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재개하는 것과 관련해 ‘굉장히 안타깝다고 생각한다’고 표현했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우리는 지금 인수위이기 때문에 인수위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며 "예산 확정 등은 새 정부의 일이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 밖의 일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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