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
아브라함

한국에서 산 지 16년이 됐지만 나는 아직도 한국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다.그래서 친구 김군에게 갔다. 그리고 물어봤다. 내 고향에는 수에즈운하도 있고 거대한 고대 유적도 있고 땅속에는 유전도 있어. 가지고 있는 게 무척 많지. 그래도 나의 조국은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야. 그런데 한국은? 육지에 별다른 자원이 없고, 바다에도 하늘에도 마찬가지. 그런데 어떻게 세계 12번째 경제국가가 된 거지?

김군은 손가락을 구부려 자기 머리를 톡 톡 쳤다. "머리와 손.우리나라는 이걸 가지고 있어." 생각지 못한 답이었다. 그 답은 내 가슴속을 후려쳤다. 한국의 자동차, 탱크, 배, 반도체 등은 모두 메이드 인 코리아다. 내가 눈독을 들이는 것도 모두 한국산이다. 나의 조국에서는 아직 거의 모든 것을 수입하고 있다. 나도 인정한다, 한국인은 좋은 머리와 강력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다. 그걸 알려준 사람이 또다른 김씨 성의 형님이다.

김 형님은 나보다 훨씬 더 많이 살았고 더 많이 안다. 나의 멘토인 그는 내가 한국에서 잘 살아가기를 바란다. 어느날 아침 누가 문을 두드린다. "누구세요?" "나야, 아브라함, 문 열어." 다짜고짜, 내 사생활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하지만 나도 이제 익숙하다. 아마 급한 일이 있어서 온 걸 거야, 나는 스스로에게 답을 주며 문을 열었다. 집안에 들어오자마자 김 형님은 잔소리를 시작했다. "이렇게 늦게 일어나면 어떡해?" "몇신데요?" "11시." 일어나는 시간도 내 마음대로 못하나...하지만 난 대꾸를 못했다. 그의 얼굴에서, 나를 정말 생각한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 친구 중에 22살 청년이 있다. 그는 늘 공손하고 나지막히 말한다. 하루는 둘이 맥주 한잔을 할 기회가 생겼다. 알다시피, 맥주는 늘 화장실을 부른다. 함께 화장실로 갔는데, 십대들이 떠들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내 친구가 소년들을 나무랐다. 어느새 목소리 톤은 더 낮아져 40대로 바뀌어 있었다. 놀라운 것은 아이들이 그의 말을 듣고 조용해졌다는 것이다. 겨우 이들보다 3-4살 위인데...(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운이 좋았다고. 요즘 십대들이 다 그렇게 고분고분하지 않다고.)

이날 든 생각은 이런 것이었다. 한국이 발전하게 된 것은 재능, 좋은 머리 외에 강한 리더십 덕이었다고. 나이 든 사람들이 어린 사람들을 리드해 나가고, 어린 사람들은 나이 든 사람들의 경험을 존중하고 따른 덕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다고. 물론 여기저기서 비리도 터져 나오지만, 주류는 항상 좋은 리더십이었을 것이다. 나의 조국에서는 좀처럼 찾기 힘든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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